한국, 일본에 북한 SLBM 정보 요청…“관계 풀 수 있는 긍정적 계기 마련”

북한은 지난 2일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 지난 2일, 서울 국방부에서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습니다. 한국 국방부 장관은 SLBM 정보 공유를 일본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2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에 따라 SLBM 관련 정보 공유를 일본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다음 달 22일까지는 사안에 따라 일본과 협조할 수 있다고 정 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정경두 장관] “일본의 요청은 없었고, 우리가 지소미아 관련해서 한일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고 그렇게 (전달 받았습니다)”

정 장관은 이어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할 것으로 믿는다는 존 루드 미 국방차관 발언에 대해 미국이 한일 지소미아 연장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소미아가 연장된다는 공식적인 근거는 없다고 정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 우대 ‘백색국가’ 명단 제외 결정에 대응해 지난 8월 한-일 간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북한의 SLBM 정보를 한국에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한국의 정보 제공 요청에 대해 지소미아가 11월 22일까지 유효하다며 응할 뜻을 밝혔습니다.

한국의 요청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에 낙하해 한국군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운 착탄 전후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일본 외무성의 한 관료가 한국이 지소미아의 필요성을 안 것이 아니겠냐며, 종료 결정 재고를 촉구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잠수함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출항 직후에는 한국 군의 정보가, 그 이후에는 대잠수함 초계 능력이 뛰어난 일본의 정보가 한일 양국에 필요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외교부 고위관리는 VOA에 한반도에 안보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한-일 3국의 정보가 연동되어 움직여야 한다며 특히 일본의 대잠수함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전직 외교부 고위관료] “잠수함전은 일본이 미국과 함께 세계 1, 2위를 할 정도로 우수해요. 잠수함전을 하려면 잠수함의 위치 파악도 해야 하지만 잠수함이 내고 있는 각각의 특성이 있어요. 일본은 그런 것을 예전부터 수집해서 갖고 있고 바로바로 식별을 한단 말이에요.”

때문에 한국에서는 한일 양국의 꼬인 관계를 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통일안보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지금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서 한국 정부는 사실 서로 간의 정보가 조합될 때 정확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필요로 한다는 인식을 했고 실용적인 접근을 했다, 물론 그 배경에는 미국의 설득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협력을 기반으로 지소미아를 유지 해야겠다는 인식에 공감한다면 일본의 백색 국가 지정 철회라든가 또는 그것과 관련된 강제징용 문제를 서로 풀어갈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죠.”

신 센터장은 이같은 흐름이 미-한-일 3국 안보 협력 차원에서도 긍정적이지만,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로 이어지는 것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미국의 지역 전략과 상충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미국도 결국 한미일 안보 협력을 하려고 하잖아요. 군사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어야 하는데 지소미아가 없으면 그게 불가능해져요. 그러니까 미국이 추구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게 종료되면 미국으로서는 다시 또 그것을 체결하기 위해 추가적 외교 노력을 해야 하니까 가능하면 유지를 희망하는 거겠죠.”

한국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VOA에 지소미아는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성한 원장] “미국이 지소미아를 한미일 안보 협력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고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한미일 안보 협력을 깼다고 인식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정경두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미-한 동맹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미-한 동맹은 확실하고 굳건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지금까지 번영과 평화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미-한 동맹이라는 큰 축이 버팀목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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