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주 뒤 회담 제안"…북한 "적대정책 철회 전엔 협상 안 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김명밀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AFP, REUTERS)

미국과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또다시 이견만 확인한 채 실무협상을 끝냈습니다. 국무부는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며 2주 뒤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북한은 미국이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맞받았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은 미-북 실무협상에 창의적인 방안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 성명] The early comments from the DPRK delegation do not reflect the content or the spirit of today's 8 1/2 hour discussion. The U.S. brought creative ideas and had good discussions with its DPRK counterparts.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5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대표단의 앞선 발언은 8시간 30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전했습니다.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북한 대표단의 주장이 나온 지 3시간여만에 이를 반박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겁니다.

앞서 미-북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협상이 끝난 뒤 스톡홀름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취재진에게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성명서를 낭독했습니다. 협상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 됐다며 “미국이 빈손으로 나왔다” “우리를 크게 실망시켰다”는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녹취: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측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했고 미-북 간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성의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대사의 발언과 온도차를 드러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 대표단이 실무협상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이뤄진 일들을 검토했고, 양측이 우려하는 많은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집중적으로 관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 성명] The early comments from the DPRK delegation do not reflect the content or the spirit of today's 8 1/2 hour discussion. The U.S. brought creative ideas and had good discussions with its DPRK counterparts. In the course of the discussions, the U.S. delegation reviewed events since the Singapore summit, and discussed the importance of more intensive engagement to solve the many issues of concern for both sides.

또한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미-북 공동성명의 네개 기둥 각각에서 진전을 가능하게 하는 많은 새로운 계획들을 소개했다고 말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 성명] The U.S. delegation previewed a number of new initiatives that would allow us to make progress in each of the four pillars of the Singapore joint statement.

아울러 미국은 논의를 끝내면서, 2주 뒤 스톡홀름에서 북한 측과 다시 만나 모든 주제를 계속 논의하기 위해 회의 주최국인 스웨덴의 초청을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대표단은 스웨덴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 성명] At the conclusion of our discussions, the United States proposed to accept the invitation of our Swedish hosts to return to Stockholm to meet again in two weeks time,in order to continue discussions on all of the topics. The United States delegation has accepted this invitation.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will not overcome a legacy of 70 years of war and host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through the course of a single Saturday. These are weighty issues, and they require a strong commitment by both countries. The United States has that commitment.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과 북한은 한반도에서 70년 동안 이어진 전쟁과 적대 관계의 유산을 토요일 하루 논의를 통해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중대한 문제들로, 두 나라의 강한 헌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은 그런 헌신의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미국이 사실과 다른 말을 한다며 2주 뒤 협상 재개 가능성도 일축했습니다.

북한은 6일 별도의 외무성 담화를 내고 “(미국이) 두 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세계적인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맞받았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