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시리아 북동부서 철수 시작...홍콩 '복면금지법 위반' 2명 기소

터키 접경지역인 시리아 하카사에 위치한 미군 주도 연합군 기지 주변에서 터키의 위협에 항의하는 쿠르족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공격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이 지역 주둔 미군 병력을 철수시키기 시작했습니다. 홍콩에서 복면금지법을 위반한 첫 사례로 2명이 기소됐습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기 시작한 가운데 올해 생리의학상은 미국과 영국 과학자들이 공동 수상했다는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했다고요.

기자) 네, 7일 현재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이미 미군 철수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이 전날(6일) 저녁,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터키의 시리아 북부 지역 공격이 임박했다면서 미국은 터키의 공격으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1천여 명의 미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현지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 격퇴 작전에 참여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직접 밝혔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전 트위터에 여러 개의 글을 올려 이에 대해 직접 설명을 했는데요. 미군은 원래 시리아에 30일 있을 예정이었는데, 점점 더 깊숙이 개입하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끝없는 전쟁을 끝내고 이제 시리아에 있는 미군을 귀향시킬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취임했을 때는 IS가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100% 격퇴됐다며, 자신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IS가 우리 근처에 다시 나타난다면 우리는 다시 격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에 대한 백악관 설명도 들어보죠. 백악관은 성명에서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날(6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곧'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건데요.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미군들을 인접 지역에 더 이상 남겨두지 않을 것이며 터키의 군사행동을 지원하지도 관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도 이 성명에서, 미군은 이미 이 지역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를 격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도 미군 철수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후, 바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미군이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직접 발표했습니다. 당초 미국 정부의 확인이 나오기 전에 먼저 에르도안 대통령이 발표한 건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면서 11월 중순 이전에 워싱턴을 방문해 이른바 '안전지대' 창설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7일 세르비아로 출국하기에 앞서, 군사작전은 언제든 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겠다는 '안전지대'라는 건 뭔가요?

기자) 터키와 시리아 북동부 국경 지대에 이른바 '안전지대'를 만들고 미국과 터키가 공동 관리하자는 계획입니다. 현재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는 미국을 도와 IS 격퇴 작전에 함께 참여해온 '쿠르드민병대(YPG)'가 장악하고 있는데요. 터키 정부는 이들이 분리독립을 획책하는 자국 내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와 연계돼 있다고 보고, 수시로 이들이 있는 곳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해왔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이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안전지대를 만들고 서로 관리하자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논의가 잘 안됐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안전지대 창설에는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이행 사항에서 의견이 갈렸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약 32km 폭의 안전 지대 창설을 제안하고 있지만 터키는 그보다 더 큰 면적을 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터키는 이 지역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양측의 협상이 잘 안 풀리면서 터키는 최근 계속 국경을 넘어가 자력으로 YPG에 대한 공세를 펼치겠다고 경고해왔습니다.

진행자) 터키와 쿠르드족은 역사적으로도 꽤 오랜 갈등을 빚고 있는 관계라고요.

기자) 네, 쿠르드족은 현재 터키와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지에 주로 거주하고 있는데, 단 한 번도 독립된 나라를 갖지 못했습니다. 현재 터키에 사는 쿠르드족은 터키 인구의 15%에서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터키인들은 쿠르드족들이 분리 독립을 꿈꾸고 있다는 우려와 의심을 품고 있고요. 정책적 차별 등으로 쿠르드족과 터키 사이에는 깊은 적대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이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존재가 부각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르드족은 YPG를 주축으로 한 민병조직, '시리아민주군(SDF)'을 구성해 IS 격퇴전의 최선봉에서 전투를 벌여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말, 시리아 주둔 미군의 완전 철수를 지시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전장에서 싸워온 우군을 버리는 행위라는 국내외의 심한 반발 속에 이를 철회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쿠르드민병대는 미국 정부의 철군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등 뒤에서 칼을 꽂았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리아민주군은 7일 성명을 내고, "미국은 자신들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철수하기로 했다"면서 "터키의 침공은 쿠르드가 주도해 IS를 격퇴한 시간을 되돌리고 IS의 부활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미 의회 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7일 트위터에 만약 터키가 시리아를 침공할 경우 터키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쿠르드군을 공격할 경우 나토 회원국 자격 중지를 요청하는 내용의 초당적 법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은 터키가 미국과 조율하지 않은 군사적 행동을 하는 것에 반대하며 이 점을 터키 측에도 분명히 주지시켰다고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터키가 수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한다면, 터키 경제를 파괴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위협했습니다.

7일 홍콩 왕자오 경찰서 앞에서 경찰들이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홍콩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홍콩에서 혼돈 양상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정부가 지난 5일 0시를 기해 '복면금지법'을 단행했는데요.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주말 이틀 내내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는 평일인 7일 저녁에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복면금지법, 시위나 집회에 마스크를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법이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시위에 나서고 있는 대부분의 홍콩 시민들은 얼굴 노출을 하지 않기 위해 마스크나 가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홍콩 정부는 시위대가 가면을 쓰기 때문에 더욱 과격한 행동을 하고 이를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5일부터 복면금지법을 전면 시행했습니다.

진행자) 복면금지법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최대 징역 1년 형과 미화로 3천2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복면금지법에 따르면 또 홍콩 경찰은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반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썼을 경우 벗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요. 이에 불응하면 역시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홍콩 정부는 지난 1922년 과거 영국의 식민시대 만들어진 초강력법인 '긴급법'을 근거로 복면금지법 시행을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복면금지법을 위반해 기소당한 사람이 있습니까?

기자) 네, 시위자 2명이 7일 복면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복면금지법 시행 후 첫 사례인데요. 한 명은 18세 학생이고요. 또 다른 한 명은 38세 여성입니다. 이들은 지난 5일 시위 도중 체포됐는데요. 이들에게는 불법 집회 참가 혐의까지 적용돼 최대 징역 5년의 중형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서 일단 석방됐습니다.

진행자) 복면금지법이 홍콩 시위대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6일에는 일부 시위대가 홍콩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병영이 있는 곳까지 다가가 레이저를 쏘며 항의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에 한 중국군 병사가 막사 지붕 위로 올라가 경고문을 보이며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진행자) 어떤 경고문이었습니까?

기자) 지금 당신들은 법을 위반하고 있고, 기소될 수 있다는 문구가 중국어와 영어로 적혀 있었습니다. 홍콩 주둔 중국군이 시위대를 향해 직접 경고를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인데요. 잠시 후 시위대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며 별다른 충돌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홍콩에 주둔 중인 인민해방군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로이터'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이번 홍콩 시위 사태가 시작된 지난 6월 무렵만 해도, 3천 명에서 5천 명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현재는 1만 명에서 1만2천 명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지난주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18세 학생에게 실탄 사격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또 다른 피해자도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이번에는 14살 학생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학생은 다리에 실탄을 맞았는데요. 곧바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위급한 순간은 넘겼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더이상 홍콩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하는 등 지금 홍콩에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7일 스웨덴 스톡홀롬 왕립과학원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그레그 서멘자와 피터 랫클리프, 윌리엄 케일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벨위원회가 7일 가장 먼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올해는 미국과 영국 과학자들이 공동 수상했는데요.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인 윌리엄 케일린 박사와 존스홉킨스대학 교수인 그레그 서멘자 박사 그리고 피터 랫클리프 옥스퍼드대학 교수 이렇게 3명을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가 7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들 학자가 어떤 연구 성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겁니까?

기자) 노벨 위원회는 성명에서 세 사람의 연구는 몸의 세포가 산소 농도에 어떻게 적응하지를 밝혀내 빈혈과 암 등 혈중 산소농도와 관련이 있는 질환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산소의 농도는 적혈구 생성을 비롯해 혈관 생성, 면역체계 조정 등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인데요. 수상자들은 세포의 산소 감지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또는 억제하는 방식의 치료제 개발에 이바지했습니다.

진행자) 산소 농도를 이용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치료를 한다는 건가요?

기자) 예를 들어 암세포는 산소가 적은 상황에서도 성장을 하는데요. 저산소 상황에서 발현되는 인자를 찾아내 항암제의 표적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됐고요. 또 저산소 상황에서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인자를 찾아내 빈혈 치료제로 사용함으로써 특히 호르몬 치료에 의존하는 신장병 환자들의 빈혈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생리 의학상 수상자들을 보면 인류 의학의 발전상을 알 수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1901년부터 수여됐고 이번이 110번째인데요. 이때까지 수상자들을 보면 이들의 연구가 인류에게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DNA 나선 구조를 처음 밝힌 과학자들은 물론, 페니실린의 발견, 결핵 연구,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유두종 바이러스, 위염과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한 학자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또 체외수정을 통해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학자와 말라리아 치료에 공헌한 과학자도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생리의학상 수상자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노벨상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여겨지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상입니다. ‘다이너마이트 발명가’로서 명예와 비판을 동시에 받은 노벨이 1895 작성한 유언에 따라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이렇게 6개 분야에서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 하는 상입니다. 또 노벨상은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만큼 수상자를 선정하는 심사과정도 1년 정도 걸릴 정도로 엄격하고요. 노벨상 수상자는 금메달과 상장, 상금을 받게 됩니다. 올해는 900만 스웨덴 크로나, 미화로 약 92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 합니다.

진행자)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올해 부문별 수상자 발표가 계속되겠죠?

기자) 네, 8일에는 물리학상, 9일에는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됩니다. 또 문학상은 10일, 평화상은 11일, 그리고 노벨 경제학상은 14일에 발표됩니다. 참고로 지난해 수상자가 없었던 노벨 문학상은 올해 2명을 수상자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작년에 왜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은 겁니까?

기자) 노벨 문학상 선정위원회를 겸하고 있는 스웨덴 한림원을 둘러싼 성 추문 의혹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2017년 11월, 종신 위원 18명 중 한 명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 씨의 남편인 프랑스계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 씨에게서 과거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후 한림원은 신뢰 회복을 위해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을 한해 늦춘다고 밝히고 종신 위원과 수상위원회를 새로 구성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노벨상 시상식은 그럼 언제 합니까?

기자)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열립니다. 장소는 스웨덴 스톡홀름인데요. 평화상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