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권 위상 소폭 상승…무비자 허용국 50개로 늘어

북한 여권.

북한인들이 입국사증, 즉 비자 없이 여권만으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여파로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던 북한의 여권 위상이 반등한 겁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5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던 북한의 여권 영향력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199개국을 대상으로 여권 순위를 매기는 캐나다 금융자문사 ‘아톤 캐피털’의 ‘2019년 여권 지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여권 순위는 79위로 집계됐습니다.

국제사회 대북 제재 여파로 외교적 고립이 심해지기 시작한 지난 2015년 86위를 기록한 이래 2016년 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85위에 머물렀던 북한의 여권 순위가 여섯 계단 상승한 것입니다.

북한은 여권 소지자가 사전에 입국사증, 즉 비자를 받지 않거나, 혹은 현지에 도착해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나라의 수를 집계한 ‘이동성 지수’ 결과도 소폭 상승했습니다.

북한인들이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따라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나라는 벨라루스, 코트디부아르, 도미니카 연방, 감비아, 가이아나, 아이티, 키르기스스탄, 마이크로네시아, 팔레스타인,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스리랑카 등 11개 나라였습니다.

또 아르메니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 39개 나라는 현지에 도착해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등, 북한인들은 모두 50개 나라를 여권을 갖고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북한은 비자 없이 46개국을 방문할 수 있었고, 2017년과 2018년 조사에서는 39개국만 가능했습니다.

앞서 2016년에는 싱가포르와 몽골이, 2017년에는 말레이시아와 에콰도르가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국에서 제외하면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심화되는 추세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도미니카 연방과 스리랑카, 코트디부아르 등이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국과 전자여행 허가국으로 새롭게 추가하면서 북한의 여권 영향력이 다시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여권 지수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전체적인 북한의 여권 영향력은 여전히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북한이 기록한 여권 순위 79위는 공동 순위가 많아 최하위가 87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최하위권이며, 무비자 여행 가능국 만으로 집계한 순위에서도 전체 199개국 가운데 187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또 외국인들의 여행이 가장 어려운, 폐쇄적인 나라 중 하나로도 꼽혔습니다.

무비자 여행을 가장 많이 허가한 나라를 집계한 ‘외국인의 여행에 가장 열려있는 나라’ 순위에서 북한은 무비자 여행을 허가한 나라가 한 곳도 없어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당초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스위스 등 3개국 국적자들을 무비자로 받아들였지만, 2017년 이를 모두 폐지한 이후 무비자 여행을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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