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 국무부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출신 기자들을 초청했습니다. 기자들은 북한 출신 언론인으로서의 남다른 소감을 밝혔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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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출신 기자 8명이 미 국무부 초청으로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간의 연수를 마쳤습니다.
탈북민 기자들은 일정 이틀째인 지난 8일 미국정부 언론기관인 VOA를 방문해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정광성(월간조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왔어요. 외신기자센터 가서 보고 국무부 브리핑 봤는데 좋은 거 같아요. 제일 큰 거는 와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좀 더 들었고, 남은 일정들이 있는데 기대됩니다.”
[녹취:유진의(미디어펜)] “와서 보니까, 한국이란 언론, 미국에서 느끼는게 다르다고 생각했고 저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많은 경험을 하고 눈도 뜨인 거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녹취:강미진 ] “이번 기회도 좀 더 배워서 제가 참여하는 모든 방송들에 내 목소리를 담아서 미국에서 체험한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들려주면 좋지 않을까.”
8명의 탈북민 기자단은 미국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미국 정부기관 방문과 언론브리핑, 국회의사당, 워싱턴의 외신기자협회, 뉴욕의 유엔본부와 `블룸버그' 통신 등을 방문했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최악인 북한에서 온 탈북민 기자들이 느낀 점은 한국의 여느 기자들과 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1년 한국에 입국하고 현재 `자유아시아방송' RFA에서 북한 경제를 전문적으로 취재하고 있는 설송아 기자는 VOA에, 미국의 주요 정부 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녹취: 설송아] ”가장 남았던 것은 국무부, 백악관 등 주요 공기관에 흑인들이 일하고 있다는 것이죠. 민주주의 이론을 백 번 듣는 것 보단 한 번 본 현실에 큰 공감으로 깨달았습니다. 인종차별 하지 않는다는 반증이거든요. 역으로 북한에서는 성분으로 사람 몸 값이 계산되기 때문에 저에게는 큰 상처였습니다.”
개인이 국가를 위해 일하는데 출신성분이 상관없다는 것은 북한과 확연히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경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기자로서 전 세계 100개국에 특파원을 두고 금융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뉴욕의 `블룸버그' 통신을 방문할 때는 미국 언론의 전문성과 역할을 체험했습니다.
[녹취: 설송아] ”세계 주가와 환율이 그 자리에서 실시간 방송되는 모습, 누구든 여기에 주가 거래와 시장협조자가 될 수 있도록 전세계 시장, 기업 등 국가들과 연결된 미국의 권위적인 네트워크를 보면서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미국의 힘은 자유와 소통으로 모두를 끌어안는 마인드를 보았죠. 정치를 위한 언론이 아니라 시장 확장을 위한 언론, 경제교류로 자국의 발전과 국민소득을 꿈꾸는 언론으로 거듭나는 미국의 매력이었죠.”
탄탄한 정보력과 소통력이 강한 미 언론의 전문성을 확인했던 설 기자에게 사람의 가치를 영원히 기억하려는 911 테러 현장도 매우 의미가 있었습니다.
[녹취: 설송아] ”현직에서 숨진 무역센터직원들을 추모하는 실감이 마음에 닿았습니다. 또 저수지 둘레 콘크리트에, 숨진 2500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도 생각의 무게를 가져본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이 현장이 북한이라면 일반 공직자들을 추모해주는 기념비는 없을 것이니까요. 사람의 가치가 이런 것이구나 느꼈죠.”
시장경제를 다루는 한국의 ‘미디어 펜’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진의 기자는 한국과 다른 문화,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 만으로 신기해 했습니다.
유진의 기자는 워싱턴에서 미 국방부의 9/11 테러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고, `블룸버그' 통신에서 다양한 경험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의미 있었습니다.
[녹취: 유진의] “이번 연수를 통해 더 넓은 사회를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경험이 좋았습니다. 블룸버그 투어를 통해 다양한 경험까지 다 저에게는 좋았습니다.”
경제전문지에서 일하고 있지만 미 정부 주요 기관을 둘러보며 정치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졌다며, 기자로서 역량을 더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을 방문한 기자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뒤 언론사에 입사한 기자들로,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대북전문 방송인 `국민통일방송' 등 다양한 언론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력과 취재 분야는 다르지만 북한과 한국을 경험한 언론인으로서 정부 부처의 언론브리핑에서 새로운 인상도 받았습니다.
유진의 기자는 한국에서 기자 생활이 오래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이 한국보다 자유롭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민통일방송'의 강미진 기자도 ‘자유로움’을 한국과 미국 언론의 차이점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미진 기자는 미 정부기관에서 북한에 대한 높은 관심을 체감한 것이 이번 방문의 소득이었습니다.
[녹취: 강미진 ] “주요 기관들에서 북한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앞으로 더 구체적인 북한 내부 정보들을 수집해 기사를 써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정보가 상당수 시간이 지난 것이란 느낌을 받았고 현재의 북한을 알리는 데 더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거꾸로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 관련 정보 외에도 기본적인 외부정보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지식과 상식이 있어야 한다는 점과 기자들끼리 분석도 도움이 됐다는 겁니다.
2013년 미국의 기자 연수 과정에 참여했던 강 기자는 일찌감치 미국 언론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당시 체험했던 미국의 언론기관과 보도물은 전문성이 뛰어났고 탐사 취재, 보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 점은 자신의 언론활동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기자들은 국무부의 이번 기자단 초청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탈북자 기자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끼는 시간이었고, 한국에 몇 안 되는 탈북 언론인들과의 소통의 시간도 중요했다”는 강미진 기자.
유진의 기자는 “언론사 방문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상당히 좋은 기회였고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합니다.
설송아 기자는 “미국의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고 궁극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탈북민 기자들의 객관적인 시선과 기사가 중요하기에 탈북민 기자단을 초청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 기자단 대표인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앞서 VOA에 “미국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집행되는지 현장을 생생히 볼 수 있었고, 북한의 정책결정권자들의 이야기를 저희가 듣고 자신들의 생각을 전하면서, 상호 이해와 소통 강화의 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기자들은 이번 방문은 미국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RFA' 설송아 기자입니다.
[녹취: 설송아] “현재 남한에서 북한 경제학 박사 과정 중이고, 이에 토대해 북한 주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북한식 시장경제가 발전되도록 연구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 연수 과정에서 미국 유엔에서 있었던 22개 국가들의 대표들과 인권 문제 질의문답을 참고로 북한 현지에서 벌어지는 인권 상황을 알리는 데 취재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