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 활발한 운항 지속...북-중 관광분야 협력 약속 주목

지난해 6월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중국 베이징 공항 활주로에 대기 중이다.

북한 고려항공이 여름 성수기가 끝난 뒤에도 활발한 운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중 정상이 관광분야 협력 강화를 강조한 뒤 이런 분위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고려항공은 올해 들어서만 중국 다롄과 지난, 마카오 행 노선을 신설하거나 재개했습니다.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FR24)’에 따르면, 이들 노선들은 여전히 주 2~3회 간격으로 운영되면서 국제 항공 레이더망에 주기적으로 포착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올해 여름을 기준으로 고려항공의 운항 횟수가 약 20% 증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런 상황은 성수기인 여름이 지난 10월에도 계속되는 양상입니다.

특히 부정기편으로 운영되던 중국 상하이행 여객기들은 정기 노선으로 자리를 잡은 듯 여전히 주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2017년 제재의 여파 등으로 가을철 주 3회 운항되던 평양-베이징 노선도 올해는 11월을 앞둔 현 시점까지 운항횟수를 주 5회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다롄과 지난, 마카오 등 신규 노선도 중단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한시적이긴 하지만 중국 우한을 왕복한 고려항공편도 주목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유일한 비중국권 취항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노선의 경우 노후 기종까지 투입하며 주 2회로 운영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북한 고려항공의 10월은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만큼은 여름부터 이어져 온 분주한 운항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목되는 건 북한과 중국의 관광 분야에 대한 협력입니다.

앞서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북한 경제를 힘껏 돕겠다고 약속하며, 유엔 대북 제재에서 제외된 관광 분야 협력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약속이 실현된 듯 고려항공은 매주 13회 이상 중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평양-베이징 구간을 왕복하는 ‘에어 차이나’ 노선까지 합치면, 적지 않은 항공편이 평양과 중국을 잇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금강산 관광지구 개발 등 관광과 관련된 기반시설에 대한 보수와 확충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일부 여행사들은 북한과 관련된 새로운 관광 프로그램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이런 모습들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활동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며, 매우 영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kind of it’s very two faced...”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은 많은 중국인들의 방북을 허용해 정상적인 북-중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주요 교역은 계속 허용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고려항공이 중국 도시에 대한 취항을 늘리면서, 이 항공사의 중국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고려항공은 2015년까지만 해도 파키스탄과 쿠웨이트,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취항해 최대 6개국 10여개 도시에서 승객들을 실어 날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의 6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으며, 이중 블라디보스토크를 제외한 5개 도시는 모두 중국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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