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 부정선거 의혹으로 사임…홍콩 경찰, 반정부 시위대에 발포

남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10일 대통령 사임 기자회견을 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남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으로 전격 사임했습니다. 홍콩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에 실탄을 쏜 가운데 피격자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소비 행사인 11월 11일 광군제 쇼핑 축제가 지난해 판매액을 뛰어넘어 새로운 기록을 세웠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남미 볼리비아의 대통령이 사임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10일 TV 연설을 하고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갈등을 초래하게 돼 비통하다며 의회에 사의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달 실시된 대선과 관련해 부정선거 의혹이 일면서 지난 3주간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진행자) 총선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치러진 총선에서 4선 연임에 도전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40%의 득표율로 2위 후보에 큰 표 차이로 이겼는데요. 하지만 개표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투표 당일 중간개표 결과에선 1위와 2위 차이가 크지 않아서 12월에 결선투표를 치러야 할 상황으로 관측됐는데요. 선거 관리 당국이 갑자기 개표 결과 공개를 중단한 겁니다. 그리고 약 24시간 만에 개표율 95%의 결과를 내놨는데 격차가 10%P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진행자) 따라서 부정 선거 의혹이 나온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야권은 물론이고요.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내며 대선 결과를 무효하거나 결선 투표를 치를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볼리비아에서는 모랄레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면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런 움직임에 자신을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한 쿠데타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그랬던 모랄레스 대통령이 3주 만에 사임을 발표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부정 의혹이 확산하자 미주기구(OAS)가 감사에 나섰는데요. 10일 오전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볼리비아 투표 과정에서 여러 부정과 시스템 조작이 발견됐다며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고 새로 선거를 치를 것을 권고한 겁니다. 이 같은 OAS의 감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대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내년 1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처음부터 바로 사퇴하겠다고는 하지 않았군요?

기자) 아닙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볼리비아군 수장인 윌리엄스 칼리만 군 최고사령관이 재선거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대통령의 사퇴를 종용했는데요. 칼리만 사령관은 국내의 혼란스러운 현 상황을 분석해본 결과 대통의 사퇴를 요구하게 됐다며, 볼리비아의 평화 재건과 안정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몇몇 각료들과 선거재판소 수장까지 자리에서 물러나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전격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4선 연임에 실패하게 된 모랄레스 대통령,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최초의 미주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지난 2005년 처음 당선된 이래 거의 14년간 집권한 좌파 대통령입니다. 현역 중남미 지도자 가운데는 최장기간 재임한 건데요. 이번에 4선에 연임했다면 19년간 집권하게 되는 거였습니다. 야권 후보로 지난달 대선에서 2위를 차지한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임 소식에 드디어 독재가 끝났다며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모랄레스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서 혼란이 좀 잦아들까요?

기자)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 또다시 출마할지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야권에서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임 발표는 했지만, 완전히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요 각료들이 사퇴하면서 정국 혼란도 예상되는데요. 특히 모랄레스 대통령이 자신의 사퇴 요구는 쿠데타 시도라고 주장한 만큼 한동안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임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베네수엘라나 쿠바 등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쿠데타로 물러나게 되는 거라고 비난하면서 모랄레스 대통령 편에 서고 있습니다. 또 좌파 정권이 들어선 멕시코 정부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망명을 원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볼리비아가 대통령 선거를 다시 실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인터넷 트위터에 볼리비아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진정만 민주적 절차를 위해 새로운 선거를 권고한 OAS의 감사 결과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고 선거 시스템의 신뢰성을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1일 홍콩 도심에서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 참가자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몇 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쏘는 일이 또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1일 홍콩 경찰이 도심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던 도중 시위 참가자에게 총을 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총에 맞은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총에 맞은 건 지난 6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AP 등 주요 외신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11일 도로 위에서 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았습니다. 그리고 시위자 한 명을 검거하는데 이 와중에 몸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이후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경찰은 그 사람을 향해 또 실탄을 쐈는데요. 복부에 총을 맞은 시위자는 도로 위에 쓰러지게 됩니다. 이후 이 경찰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시위자를 향해 다시 또 실탄을 발사했고요. 다른 시위자도 총에 맞고 쓰러졌습니다.

진행자) 영상으로 보면 여러 사람이 총을 맞은 것 같네요?

기자) 네, 하지만 홍콩 경찰은 총에 맞은 사람은 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홍콩 병원 당국은 총에 맞은 사람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위도 시위로 인해 숨진 사람을 추모하는 행사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위의 첫 희생자로 알려진 대학생 차우츠록 씨를 추모하는 시위였습니다. 차우 씨는 지난 4일 시위 도중 주차장 건물에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데요. 이후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8일 숨을 거뒀고요. 시위대는 11일 차우 씨를 추모하며 지하철 운행과 주요 도로를 막으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또 결국 폭력 사태가 벌어진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홍콩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대응했습니다. 또한, 이날(11일) 반정부 시위대가 중국 정부를 지지하는 남성의 몸에 인화 물질을 붓고 불을 붙이는 사건도 발생했는데요. 홍콩 소방 당국은 이 남성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가슴과 팔 등 전신의 28% 정도에 2도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홍콩 반정부 시위가 5달째로 접어들었지만, 진정 기미가 안 보이는 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 일명 ‘송환법’ 개정에 반대하며 시위가 촉발됐습니다. 몇 개월의 진통 끝에 결국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 장관이 송환법을 완전히 폐지한다고 밝혔지만, 홍콩 주민들은 람 행정장관의 사퇴와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지금까지 시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총에 맞은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찰이 위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총을 쏘았다며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캐리 람 행정장관은 11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시위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홍콩 정부는 반정부 시위를 멈추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람 장관은 폭력을 통해 정치적 요구를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분명히 말하건대 결단코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하면서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방침을 유지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 미디어센터에 설치된 전광판에 하루동안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할인행사의 거래액이 찍혀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11월 11일은 중국에서 큰 할인 행사가 벌어지는 날인데,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매출을 훌쩍 뛰어넘으며, 지금까지 총 600억 달러의 판매액을 기록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온라인 소매 업체 알리바바 주도로 매년 11월 11일에 광군제 쇼핑 축제를 벌이는데요. 하루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온라인 할인 행사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얼마나 팔린 겁니까?

기자) 광군제 쇼핑 축제는 11일 0시를 기해 시작해 자정까지 진행되는데요. 현지 시각으로 저녁 6시 기준으로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판매액은 317억 달러를 보이면서 지난해 전체 판매액인 308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또 제2위 업체인 ‘징둥닷컴’ 역시 11일 오후 판매액이 256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매년 판매 개시와 함께 엄청나게 사람들이 몰리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는 축제가 시작된 지 1분 36초 만에 100억 위안, 즉 14억 달러를 넘겼는데요. 지난해 2분 5초가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시간이 단축된 겁니다. 또 1시간 4분 만에는 1천억 위안을 넘겼는데요. 지난해보다 40여 분 앞당겨지면서 역대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에서 11월 11일에 온라인 쇼핑 행사를 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1자가 4개 붙어있는 11월 11일은 원래 연인이 없는 '독신자의 날' 이라는 뜻의 ‘광군제’로 불렀습니다. 1990년대,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밸런타인데이(Valentine's Day)’의 대안으로 연인이 없는 대학생들이 독신임을 축하하며 만든 날인데요.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연인이 없는 외로움을 쇼핑을 하면서 달래자며 광군제 할인 행사를 시작한 겁니다.

진행자) 처음에는 이렇게 규모가 크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첫해인 2009년에는 판매액이 5천만 위안, 약 46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매년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작년에는 첫해보다 4천 배나 많은 매출을 보였습니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국민의 인터넷 사용을 장려하면서 중국 내 인터넷 인구는 현재 8억 명에 달하는데요. 이렇게 인터넷 인구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쇼핑 사업 역시 증가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도 이렇게 하루 동안 온라인 쇼핑을 하는 날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 큰 할인 행사를 하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나 그다음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광군제 쇼핑 축제가 판매액 규모에서 이 두 날을 앞지르며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의 날로 자리 잡았는데요. 광군제 전날인 10일 밤에는 미국의 유명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 씨가 상하이 경기장에서 전야제 공연을 펼치며 세계 최대 쇼핑 축제를 축하했습니다.

진행자) 광군제 쇼핑 축제에서 파는 상품들,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기자) 알리바바는 티몰, 티몰 글로벌 등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즉 일반 소매점에서도 할인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전 세계 70여개 나라, 20만 개 브랜드가 참여해 100만 개 이상의 새로운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화장품이나 의류, 장난감 등 일반적으로 할인행사에서 인기 있는 상품은 물론, 해외여행 상품들도 있었고요. 가장 인기가 있었던 제품은 화웨이사의 5G, 5세대 최신형 손전화와 미국 기업 애플사의 스마트폰인 iPhone 최신형 등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미국 기업들 제품이 인기를 끌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역 분쟁으로 미국 기업들이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광군제 쇼핑 행사에서 만큼은 무역 분쟁의 차가운 기운은 느낄 수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총 판매액 규모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차지하는 나라가 미국이었고요. 미국 업체들 쪽에서도 무역 분쟁으로 인한 부진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광군제 쇼핑 축제는 중국 소비 경제의 척도로도 간주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올해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국과의 무역 분쟁과 국내 경제가 더딘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온라인 판매는 일반 소매보다는 성장세가 빠르긴 하지만 그래도 내수 악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올해 3/4분기까지 중국 내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17% 성장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평균 30% 성장률을 보인 것과 비교해 둔화하는 추세를 보인 건데요. 하지만 이번에 광군제 쇼핑 축제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중국 경제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