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터키 정상회담...트럼프 "미·중 무역합의 안되면 관세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났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중국과 무역 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중국에 대규모 관세를 매기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경고했습니다. 중국에서 쥐벼룩을 통해 전염되는 흑사병 환자가 발생했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터키 정상이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만났습니다. 양국의 관계가 몹시 껄끄러운 가운데 열리는 회담인데요. 앞서 미국과 터키 관계가 지난 수십 년 이래 최저점을 찍고 있다고 평가들이 나오는 가운데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양국 간에 지금 여러 가지 민감한 현안들이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대한 군사작전을 단행한 일, 또 터키가 러시아산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구입하기로 한 결정 등 여러 가지 난제들이 놓여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터키의 러시아산 미사일 구매 외에 터키의 미국산 F-35 전투기 도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이라면서, 두 정상이 오랜 친구이고 서로를 잘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지난달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공격하면서 양국 관계가 더 악화일로로 치닫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지난달 초,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 조직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군의 공격이 예상되는 인근 지역에 있는 소규모 미군 철수를 결정했는데요. 하지만 쿠르드 민병대는 미국이 주도한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 격퇴전에서 미국을 도운 동맹 관계였기 때문에, 배신행위라는 국내외 안팎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가 터키를 제재하는 결의안도 통과시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미국 하원이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과 관련해 터키의 고위 관리들과 군 장성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터키에 대한 미국산 무기 판매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초당적인 결의안을 압도적인 표 차로 통과시켰습니다. 미국 재무부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은행과 터키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의회에서 이번 에르도안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일부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초청해선 안됐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자,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매우 중요한 우방국이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또 양국의 경제 관계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면서 일부 어려운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상원에는 새로운 터키 관련 결의안이 상정됐네요?

기자) 네, 지니 샤힌 의원 등 2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12일 터키의 자유 실태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상정했습니다. 이들은 터키 정부가 언론인과 정치적 반대자들, 소수 인종 등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특히 8만 명이 넘는 터키인들이 현재 구금되어 있고, 1천500개가 넘는 비정부기구들이 테러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폐쇄됐으며, 13만 명이 넘는 공직자들이 비슷한 이유로 일자리에서 쫓겨나거나 정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의회의 이런 반대 분위기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결코 어떤 상을 주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외교적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 관리는 현재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최고위급 회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또 하나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요하게 다룰 핵심 현안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현재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방공미사일 시스템인 S-400의 도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터키는 이미 지난 7월, 1차분 인수에 이어 9월 2차분 인수를 완료했고요. 내년 4월까지는 S-400의 실전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왜 터키의 S-400 도입을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미국 당국자들은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S-400을 운용할 경우, 미국산 최신예 전투기인 'F-35' 등에 보안 문제가 생기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대한 F-35 판매를 중단시켰는데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터키 제재를 결정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간 터키 측에 S-400 대신 미국의 방공미사일 시스템인 '패트리엇' 미사일 도입을 요구해왔는데요. 주요 매체들은 터키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정상 회담에서 미국산 무기 구매와 터키에 대한 제재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12일 뉴욕 힐튼미드타운호텔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 소식 살펴보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관해 이야기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무역 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대규모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또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열린 '뉴욕경제클럽'에 참석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 협상이 1단계 합의에 도달해 곧 서명만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상황이 달라진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과의 무역 합의 1단계가 임박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건을 달았는데요. 중국과의 중요한 1단계 무역 합의가 곧 이뤄질 것이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국과 미국의 노동자, 위대한 미국의 기업들을 이롭게 할 때만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합의의 주체는 미국이라면서, 합의를 할지 말지는 미국이 결정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중국의 무역 행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속임수'라는 표현을 쓰며 지난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래 중국만큼 미국을 속인 나라는 없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만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 전임 행정부들에도 화살을 돌렸습니다.

진행자) 전임 행정부가 어떤 잘못을 했다는 건가요?

기자) 전직 대통령들이 중국의 그런 속임수를 용인했다는 겁니다. 그 결과 미국의 노동자들과 제조업들이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잘못된 무역 관행에 맞서 강경하게 대응했으며 그로 인한 수십억 달러의 관세를 중국으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다고 겁니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 중국은 57년 만에 최악의 해를 맞고 있기 때문에 간절하게 무역 합의를 하길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양국 정상이 다음 달 칠레에서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는데, 상황이 바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칠레에서 다음 달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이때 두 정상이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1년 넘게 이어져 온 양국의 무역갈등을 일단락짓고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칠레 정부가 연일 계속되는 대규모 시위로 회의 개최를 전격 취소하면서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새로운 장소를 알아보고 있겠군요.

기자) 네, 일부 매체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데요.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1단계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도 정확히 공개되지는 않았는데요. 미국은 중국 측에 시장 개방 확대와 지식 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강요 금지 등을 주문하고 있고요. 중국은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래 미국이 부과한 관세의 일부 철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7년 10월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보건 관계자가 흑사병 발병 지역을 소독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흑사병 환자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쥐벼룩을 통해 감염되는 흑사병 환자 2명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는 12일 보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들 환자가 최근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흑사병 확진을 받았고 이후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흑사병이 전염병인 만큼 시민들의 불안이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중국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에는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12일 성명을 내고 이번에 확인된 흑사병이 확산할 위험은 지극히 낮다며 전염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환자들이 흑사병 확진을 받은 후 신속히 격리됐고, 이들 환자와 접촉했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건 당국이 검역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시민들은 정상적으로 생활해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흑사병 환자들이 입원했던 병원은 정상 운영되고 있습니까?

기자) 차오양구의 병원 응급실은 일시적으로 폐쇄됐다가 다시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응급실의 의자가 다 새로 교체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흑사병, 어떤 질병인가요?

기자) 흑사병은 페스트균에 감염되는 병인데요. 감염되면 살이 검게 변한다고 해서 흑사병으로 불렸습니다. 흑사병은 원래 쥐와 야생다람쥐 등 설치류의 돌림병인데요.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의 벼룩이 사람을 물었을 때 사람에게 전염됩니다.

진행자) 역사적으로 보면 흑사병이 많은 목숨을 앗아갔죠?

기자) 맞습니다. 14세기 중세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약 2천500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 현대 사회에도 흑사병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닌데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0년~2015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흑사병에 걸린 사람은 3천250명 가까이 되고요. 이 가운데 580여 명은 사망했습니다. 현대에 흑사병이 창궐했던 지역은 아프리카 콩고와 마다가스카르, 남미의 페루였습니다.

진행자) 아시아에서는 최근에 발병한 적이 없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지난 5월, 몽골에서 설치류 동물인 ‘마못’의 생간과 생고기를 먹은 남녀가 흑사병으로 숨지는 일이 있었는데요. 몽골에선 마못의 생간이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또 중국에서도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각 1건씩 있었습니다. WHO는 지난 20년간 5만 건에 가까운 흑사병 감염 사례가 나오자 흑사병을 ‘재발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진행자) 흑사병이 사람들끼리도 감염이 되나요?

기자) 주로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감염되지만 드물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이 되기도 합니다. 흑사병은 총 3가지 유형이 있는데요. 이번에 중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흑사병 가운데 가장 위독한 유형인 ‘폐페스트'에 감염됐습니다. 폐페스트는 유일하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유형으로 감염자의 호흡이나 기침 등을 통해 전염됩니다.

진행자) 흑사병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납니까?

기자) 발열과 두통, 오한, 구토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고요. 폐 페스트에 걸렸을 경우 급성 폐렴이 오기도 합니다.

진행자) 흑사병의 예방이나 치료도 가능한가요?

기자) 대부분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중국 보건 당국은 흑사병을 예방하기 위해 손을 잘 씻고,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는데요. 전문가들은 과거엔 흑사병이 치사율이 높은 질병이었지만 현대 사례들은 대부분 치명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