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미-북 실무협상 재개 엇갈린 전망..."정상회담 가능성은 커져"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연내 미-북 실무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양측의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은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입장에 접점이 없어 보인다며, 연내 실무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There is almost no prospect for working level talks this year. Both because the two parties are on very divergent paths in terms of what is on offer. North Korea is insisting on sanctions relief, the U.S. are on a different page.”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18일 VOA에, 북한은 제재 완화를 고집하는 반면 미국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며, 연내 실무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과 김영철 아태 위원장이 담화에서 요구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는 제재 완화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를 실무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못박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자신들의 승리로 여기면서, 미국을 더 압박함으로써 제재 완화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도 연내 실무회담 재개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북한이 실무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두 가지를 내걸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국면에 처한 상황에서 비핵화 합의를 절실히 원하고 있어 대통령에 대한 도박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f that is what North Korea really believes, I think it's a huge mistake. I don’t think they understand the pressure that Donald Trump is in especially he has no political bandwidth to forge some sort of grand bargain with Kim Jong Un right now. There is no way he would able to sell hawkish Congress Republican Senators or progressives or really almost anybody here in Washington that he would give sanctions relief.”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김정은 위원장과 ‘그랜드 바겐’에 합의할 수 있는 정치적 입지가 없으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제재 완화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밝혔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이든 진보 성향 의원들이든 정치권으로부터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지지를 얻어낼 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백채널을 이용해 북한에 지속적으로 대화에 나올것을 촉구하면서, 연말 시한을 넘겼다고 해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임을 상기시키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미국과 한국이 연합공중훈련을 유예한 것은 북한에 대한 큰 선의였다면서, 북한은 이에 호응해 실무회담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 think the U.S. is showing a lot of flexibility on that. I think that's enough. That to me is what we did with the ROK. We already did something. Our invitation for a second working level discussion is on the table. We did enough and now it's time for North Korea to say, ‘Yes we will meet with you.’”

미-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함으로써 미국이 북한에 많은 유연성을 보인 만큼 이제 북한이 호응할 차례라는 겁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미-북 실무회담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차관보] “For the North Koreans their preference would be to avoid working level talks but they will participate, necessarily if they have to if they know that they will lead to the ultimate goal for them which is to get the President in the room and get the President to make some major concessions.”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회담을 가급적 피하려 하지만 실무회담이 그들의 목표인 정상회담으로 이어진다면 실무회담에 나올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시한이 연말임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미국은 실무회담이 선행돼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 자신 뿐이라는 것을 북한에 상기시킨 것이며, “곧 보자”고 밝힌 대목은 대통령이 북한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모두 정상회담을 원하기 때문에 또 한번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차관보] “Even though North Korea right now is playing a game of indicating a disinterest in a summit, clearly they know a summit is a best way for them to get the concessions they want and Trump clearly wants another summit.”

북한은 원하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선 정상회담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다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카지아니스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정통적인 북한 접근법에 주목하며 또 한번의 미-북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정상급 외교, 즉 ‘톱 다운’ 방식에 의존해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위해선 반드시 조율된 사전 회담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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