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된 이민가족 추적 미흡"...블랙 프라이데이 소비 증가 예상

지난 8월 미국 텍사스 주 딜리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남부 텍사스 가족 거주 세터' 에서 망명 신청 중인 이민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연방 국토안보부가 무관용 이민정책으로 인해 분리된 가족들을 추적하는데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있다고 내부 감찰실 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바쁜 쇼핑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가운데 미국소매협회(NRF)는 올 연말 소비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으로 올해 크리스마스트리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의 내부 감찰실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토안보부 감찰실이 27일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지난해 무관용 이민정책을 시행하면서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가족과 분리됐지만, 국토안보부가 이들 분리된 가족을 효과적으로 추적하는데 기술적인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부족함이 있다는 겁니까?

기자) 감찰실 보고서는 우선, 무관용 정책으로 부모들과 분리된 아이들이 많지만, 정확한 숫자를 집계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찰실 보고서는 국경 순찰 요원들이 3천여 명의 어린이들을 부모들로부터 떼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만 밝혔습니다. 또 분리된 가족 건수가 1천 400건에 달하는 것은 확인했으나, 기록으로 남기는 데 있어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국토안보부가 현장 직원들에게 무관용 정책 시행을 위한 정확한 지침을 내리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무관용 이민정책이 어떤 정책이었죠?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강경한 이민정책을 말합니다. 주로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인데요. 원래 미국의 이민정책에 있어 대표적인 관행이 ‘잡았다가 풀어주기(Catch & Release)’ 입니다.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다 적발되면 체포돼 법원에서 심사를 받게 되는데, 수용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보통 법원 출석 날짜를 준 뒤 풀어줍니다. 하지만 추방될 것을 염려해 법원에 나오지 않고 사라지는 사람이 많은데요. 이를 막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들을 잡는 즉시 전부 형사 기소하겠다며 무관용 정책을 적용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무관용 정책으로 부모와 자녀가 분리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형사 기소되는 사람은 보통 구치소로 가게 되지만, 아이는 죄가 없으니까 구치소에 함께 보내지 않고 격리하게 돼 있습니다. 불법 월경 혐의로 형사 기소된 이민자의 자녀는 일단 별개 보호 시설로 보내지고, 그 뒤 친척이나 위탁가정에 맡기는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들어 무관용 정책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부모와 격리되는 아이들도 많이 늘어나 논란이 됐었습니다.

진행자) 논란이 되는데도 시행했던 이유는 뭡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중미 국가로부터 너무 많은 이민자가 몰려온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 무관용 정책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분리되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고요. 부모를 찾는 아이의 울부짖음이 녹음된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큰 비판이 일었습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의 명령으로 아이들을 부모와 재결합시켜야 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해서 분리된 가족들을 다시 찾아 주기 시작한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보고서는 국토안보부가 수천 시간에 걸쳐, 100만 달러 이상의 재정을 들여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분리된 가족을 추적하고 재결합시키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혼자 미국에 들어오다 잡힌 미성년자를 72 시간 안에 연방 보건후생부에 인계하고 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곳을 마련하도록 규정한 ‘반 인신매매법’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분리된 가족을 재결합시키기 위해 어떤 점을 개선할 수 있을까요?

기자) 보고서는 5가지 권고 사항을 내놓았습니다. 국경 순찰 요원들이 분리된 가족들을 추적할 수 있도록 현장 교육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고요. 시스템의 오류를 줄이고 데이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전산시스템을 일부 수정할 것, 또한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추방국, 보건후생부가 협력해 이민자 가족 재결합을 위한 관리 운용 규정을 마련할 것 등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감찰실 보고서에 대해 국토안보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국토안보부는 국경 지역에서의 추적과 관리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이미 조처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인도주의의적 견지에서 안보의 의무를 다하는 동시에 국경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을 하루 앞둔 28일 뉴욕의 '갭(GAP)'에서 반값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28일이 미국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추수감사절이었는데요. 다음날인 29일,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바쁜 쇼핑 기간이자, 미국 소비의 약 1/4 이 집중되는 연말 쇼핑 시즌이 블랙프라이데이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블랙프라이데이, 번역하면 검은 금요일인데 이게 왜 쇼핑하고 연관이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이 말은 원래 미국 동부 대도시인 필라델피아에서 나온 말입니다. 지난 1950년대에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난 다음 날 물건을 사려고 필라델피아 도심으로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몰려드는 사람들로 교통이 마비되고, 경찰은 밤새 교통정리에 치안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됐었는데요. 이렇게 혼잡한 상황을 빗대서 이날을 ‘블랙프라이데이’, 즉 ‘검은 금요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대형 상점 등 가게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리죠?

기자) 맞습니다. 워낙 물건을 싸게 팔기 때문에 가게마다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전날부터 밤을 새우거나 상점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원하는 상품이 있는 매대로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미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요즘은 많은 업체가 판매 경쟁에 나서면서 전날인 추수감사절 오후부터 가게 문을 열고 손님들을 맞기도 합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 경기가 좋아서 사람들이 쇼핑에 많이 나설 것 같은데, 판매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소매업연맹(NRF)은 추수감사절인 28일부터 큰 폭의 온라인 세일이 벌어지는 ‘사이버 먼데이’, 즉 다음 주 월요일까지 닷새 동안 약 1억6천500만 명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니까 전체 미국인의 절반가량이 물건을 사러 나서는 셈입니다. NRF의 조사 결과, 이미 3천900만 명 이상이 추수감사절인 28일에 쇼핑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NRF는 올 연말 소비 규모가 지난해보다 약 4% 증가해 7천200억~7천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2.1%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은 밤새 줄을 서거나 사람들이 많은 데서 쇼핑을 하는 게 싫어서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블랙프라이데이에 일반 소매점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는 사실 예전만 못합니다. 대신, 온라인 구매 액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때 온라인 매출은 62억 달러가 넘었는데요. 전년 대비 24% 증가한 건 물론, 블랙프라이데이 사상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미국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올해도 연말 쇼핑 기간 온라인 쇼핑은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전처럼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이유가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원래 블랙프라이데이는 1년 중 최대 폭의 할인을 경험할 수 있는 깜짝 기회였지만, 최근 들어 유통업체들이 장기 할인 행사를 벌이면서 일상적인 할인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생각보다 부진을 보이자 올해는 업체들이 이미 몇 주 전부터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시작하는 등 할인 기간이 한 달 가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오리건주 실버튼의 한 농장에서 크리스마스트리 용 나무를 판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올해 크리스마스트리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인들은 11월 네 번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나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준비에 들어갑니다. 집이나 건물을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미고 연말 명절 분위기를 내는 겁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각종 전구와 장식으로 꾸민 크리스마스트리인데요. ‘전국크리스마스트리협회(NCT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리스마스트리 판매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근거에서 그런 전망을 하는 겁니까?

기자) 미 전역의 크리스마스트리 재배 농가를 대표하는 `전국크리스마스트리협회'가 여론조사 기관인 ‘닐슨 해리스 연구소’에 의뢰해 연말 연휴가 끝난 올해 1월, 2천여 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생나무 구매는 전년도인 2017년에 비해 20%, 인조 나무는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치로 따지면 생나무 5천400만 그루, 인조나무는 2천500만 그루를 더 구입한 건데요. 협회 측은 이렇게 트리 판매가 늘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밀레니얼 세대라면 젊은이들을 말하는 게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데요. 이 세대가 20~30대가 되면서 자리를 잡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으면서 자신들만의 가족 전통을 만들기 위해 트리를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전국크리스마스트리협회 더그 허들리 대변인은 ‘CNN’ 방송에 이렇게 설명하면서, 밀레니얼 세대들은 특히 생나무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조 나무도 생나무 정도는 아니지만, 판매가 늘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생나무 농장을 대표하는 '전국크리스마스트리협회(NCTA)'와 달리 인조 크리스마스트리 생산자들을 대표하는 ‘미국크리스마스트리협회(ACTA)’ 측은 인조 나무도 최근 몇 년 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크리스마스트리 판매도 회복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크리스마스트리 산업이 어려움을 겪었던 적도 있었나 보군요?

기자) 네,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크리스마스트리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많은 미국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트리 구매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간 건데요. 하지만 경제가 살아나면서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미국인들이 다시 크리스마스트리를 사기 시작한 겁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집을 장식하는 데 트리를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씩 구매하면서 크리스마스트리 업계의 부흥을 가져왔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밀레니얼 세대가 집 소유 비율은 부모 세대 때 보다 낮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밀레니얼들은 부모 세대가 같은 나이일 때 보다 주택 구입은 덜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전국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최근 밀레니얼의 주택구입률이 오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과거에 집을 구매하는 주체가 ‘가족’이었다면, 젊은 세대들은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가 아닌 친구들이나 단순한 동거자의 형태로 집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 보니 크리스마스트리도 한 집에 하나, 이런 식이 아닐 수 있겠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전국부동산협회는 또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크리스마스트리 판매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는 걸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자신이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트리 구매에 나서기도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크리스마스트리 공급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10여 년 전 금융위기로 크리스마스트리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예업계가 트리 재배를 크게 줄였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7~8피트짜리, 그러니까 2m가 좀 넘는 크리스마스트리의 경우 10년 정도 자라야 하는데요. 아직 생산량이 공급량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경제가 회복되고 트리 수요가 많아지면서 최근 몇 년 간 트리 공급은 계속 차질을 빚고 있는데요. 올해도 역시 물량이 달리면서 큰 할인은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