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영국 런던에서 3일과 4일 이틀간 열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에 '마감시한'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이달부터 손전화를 개통할 때 얼굴 스캔을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규정이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은 나토 정상회의가 영국 런던에서 3일과 4일 이틀 일정으로 열립니다. 나토 29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3일 오후에 있을 정상회의 개막식을 앞두고 속속 런던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런던에 도착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전 워싱턴을 출발해 현지 시간으로 2일 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래 이번으로 세 번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런던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영국 런던의 미국 대사 관저인 윈필드 하우스에서 옌스 스톨텐버그 나토 사무총장과 조찬 회동을 했고요.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만났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프랑스는 전통적인 우방이지만, 최근 두 정상이 좀 껄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토에 대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말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나쁜 발언이라며 비판했었습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을 직접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약간의 갈등이 있지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은 동반자로서 함께 협력해 왔다며 완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 격퇴와 관련해서는 이견을 보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를 격퇴했다고 주장해왔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완벽한 격퇴는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IS 전투원을 프랑스가 받아들이겠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진지하게 임하자고 답하며 경색된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첫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당시 회원국들의 분담금 문제를 제기해 큰 파장을 불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017년 5월 브뤼셀에서 나토 새 본부 준공식을 겸해 정상회의가 열렸는데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무임승차하고 있다면서 나토 무용론을 제기해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올해는 특히 나토가 창설된 지 70주년을 맞은 해인데요. 정상회의 전부터 균열음이 들렸다고요?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의 ‘뇌사 상태’ 발언 외에도 다른 정상들의 나토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이 나왔는데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2일 런던으로 향하기 전 발트해 회원국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 계획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해 순탄치 않은 회의가 될 전망입니다. 나토는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러시아 인접국들이 러시아의 위협을 제기함에 따라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배치하는 등 이 지역에 대한 안보를 강화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터키는 이를 반대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나토 회원국들이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 민병조직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위협을 우려하는 것처럼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우려도 공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조직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조직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나토 조약에 대해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동맹 차원에서 집단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터키가 테러집단으로부터 안보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조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나토가 5조 조약을 근거로 집단행동을 한 것은 단 한 차례로 미국에 대한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뿐입니다.
진행자) 나토 회원국들은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공습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회원국들은 터키가 지난 10월 초, 쿠르드족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자 터키에 새로운 무기 수출을 규제하는 등의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터키는 러시아산 방공미사일 시스템 도입 등을 강행하며 러시아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당시 이스탄불로 급히 날아가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했지만 그때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토가 터키의 자위권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진행자) 나토의 창설 이유와는 거리가 좀 있는 행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토는 냉전 시절 소련과 동맹국들이 맺은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맞서 서방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출범한 세계 최대 군사동맹체입니다. 터키는 특히 냉전 시절 지정학적 잇점을 이용해 소련의 남하를 저지하며 공산권 국가들과 가장 적극적으로 대치한 중요한 회원국이었는데요. 최근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와 급속히 가까운 행보를 하면서 회원국들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터키를 축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가 풀어야할 여러 난제들 가운데 분담금 문제도 있는데요. 분담금 문제는 지금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당초 요구한 것은 각 회원국들이 지난 2014년 약속한대로, 2024년까지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라는 것이었는데요.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이를 이행하는 나라들이 올해 9개국으로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6년까지 이를 지킨 나라는 29개국 중 4개국에 불과했습니다. 나토 회원국들은 또 정상회의에 앞서 나토에 대한 미국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나토 운영 예산의 22%를 기여했는데 2021년부터는 독일과 같은 수준인 16%로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새로운 발언을 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과의 무역 협상 합의가 내년 말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런던에서 3일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마감시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후 중국과 무역 협상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지금 협상을 하길 원한다면서,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지 지켜보자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대중국 관세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중국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5일 예정대로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2일 미국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로스 장관은 지금부터 그 때까지 아무런 일도 안 생기면 15일을 기해 1천5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5% 관세를 매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미국은 이를 유보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월 말, 미국은 9월 1일부터 매기기로 했던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를 12월 15일로 연기했습니다. 해당 품목은 성탄절 장식부터 비디오 게임, 컴퓨터 모니터, 장난감, 신발 등인데요. 미국 정부는 연기 조처에 대해 미국 최대 명절의 하나인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 소비자들의 편리를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예정대로 12월 15일 관세를 매기게 되면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이 없을까요?
기자) 로스 장관은 이미 미국 소매업자들이 충분한 재고를 쌓아두었기 때문에 성탄절 쇼핑 기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2월 15일은 '논리적 마감시한'으로 만일 미국이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면 매우 좋은 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과 중국이 이달 안에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다, 이런 보도들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성사되기 어렵다는 이야기일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예측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다만 주요 언론들은 로스 장관의 발언에 대해 1단계 무역 합의를 서둘러 타결하기 위한 압박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양측은 지난 10월, 워싱턴에서 13차 고위급 협상을 하고 1단계 합의에 도달했지만 정상 간 서명을 위한 세부 협상을 한 달 넘게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도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그동안 부과한 관세의 일부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합의에 따라 무역 관행을 개선해야만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만일 미국이 예정대로 15일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도 보복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시 무역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손전화 등록과 관련해 새로운 규정이 시행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중국에서 새로 손전화를 개통하려면 통신 회사에 실명 등록을 하기에 앞서 얼굴 스캔을 의무적으로 해야 합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월에 이 같은 규정을 발표했는데요. 12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손전화를 개통하는데 얼굴까지 등록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제출한 신분증과 본인이 실제로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인터넷 공간에서 시민들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조처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새 규정은 모든 손전화 사용자들이 실명으로 가입하도록 하기 위한 조처로, 통신 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중국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손전화 실명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들과 인권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이버 공간 통제를 강화하려는 조처라는 겁니다. 인권 운동가들은 특히 새 규정은 공산당 정권이 반체제 인사를 추적하는 등 정치적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또한, 손전화 이용자의 얼굴 등 생체 정보가 유출되거나 범죄에 악용되는 등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안면 인식 기술을 어떻게 사용되고 있습니까?
기자) 수집된 얼굴 스캔 자료는 중국의 감시망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는 전국 곳곳에 CCTV라고 하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인 6억 대의 CCTV를 중국 전역에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인구가 약 13억 명이니까, 인구 두 명당 한 대꼴로 CCTV가 설치되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은 CCTV를 왜 이렇게 많이 설치하는 겁니까?
기자)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중국 경찰은 감시 시스템을 범죄자나 실종자를 찾는 데 활용하거나, 도둑맞은 물건을 찾는 데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CCTV가 많아진다는 말은 그만큼 정부의 사회 감시가 강화된다는 것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에선 안면인식 기술이 이미 광범위하게 도입되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공항 등 대중교통 시스템에서도 안면 인식 기술로 보안 검색이 진행되고요. 학교 출결 상황이나 상점에서 결제를 하는 데 있어서도 안민 인식 기술이 이용되는 등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기술이 장점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무엇보다 편리하다는 점은 최고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복잡한 절차 없이 얼굴만 들이대면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인 사생활 정보가 쉽게 유출되거나 침해되고 있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는데요. 이번에 새로 시행에 들어간 손전화 등록 절차도 손전화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