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관리들 “연내 진전 여부 북한에 달려…‘레드라인’ 넘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연성을 발휘하지 않는 한 `연말 시한’ 이전에 현재의 긴장 상황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연말을 기점으로 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국이 북한의 최근 일련의 움직임과 그 의도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US must have some information that indicates that North Korea is beginning to make serious preparations for some kind of action by the end of this year or early next year.”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9일 VOA에, 북한이 연말이나 연초에 나설 행동에 대한 심각한 준비를 시작한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외교 성과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는 ‘핵과 미사일 실험 유예’가 깨진다면, 미국의 대북 외교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북한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라는 공개적 경고였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고,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지금의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Unless Trump really surprises us, and does something really unexpected, like another summit, Bu I just think Trump is so busy with impeachment. Plus I think he would come under some criticism by the Republicans if he does something that looks like it’s making too many concessions to North Korea. And of course, the North Koreans are not willing to do any working level talks.”

실무 협상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없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등 뜻밖의 사건으로 놀라게 하지 않는 한 상황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탄핵 국면인데다 공화당 마저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는 것에 비판적인 만큼 상황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여전히 북한과의 외교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미국에 북한이 유연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Biegun is authorized to explore compromise, But North Korea just doesn’t seem to be interested in negotiating a compromise. So I think until North Korea shows some flexibility, I don’t see how progress is possible.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미-북 양측이 이견을 줄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올해 남은 3주는 변화를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면서도, 현실은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최근 일련의 행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 보려는 시도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North is trying to take advantage of the fact that the President has for the last year and a half, counted the diplomacy with the DPRK as a success. So they are saying if you want to claim success, you’ve got to do more than you’ve done. “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주장해 온 북한과의 외교적 성공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자신들에게 해야 한다며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연말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결정은 이미 끝났고, 미국과의 대화의 문도 닫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목표는 처음부터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었다며, 북한이 비핵화 외교의 종료를 선언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North Korea is declaring denuclearization diplomacy is dead and pursing the course that Kim has wanted for a long time which is to make North Korea like Israel or Pakistan, and a nuclear state that’s accepted as a normal country.”

김정은 위원장이 오랜 목표인 이스라엘과 파키스탄과 같은 핵 보유국 인정 수순을 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매닝 연구원은 따라서 미국은 이제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등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 접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미-북 간 외교 공간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There’s certainly room to negotiate. You know, negotiations often follow a pattern of preceded by escalation of rhetoric and sword rattling”

협상은 종종 거친 수사와 무력시위가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려는 당연한 행동이라는 겁니다.

다만 더는 상황을 악화시켜서는 안된다며 북한은 실무 협상에 임하고, 미국은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을 통해 대화의 필요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인지시키는 것이 꽉 막힌 미-북 관계를 위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연말을 기점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레드라인’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이미 제제로 타격을 받는 북한에 추가 제재 단행을 결정할 요인이 되는 만큼, 김정은 위원장은 대신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ve always said that instead of a long range missile tests which really could lead to additional sanctions could lead.”

갈루치 전 특사도 북한이 미국이 심각하게 대응할 정도의 도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위성 발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의 행동을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2017년의 `화염과 분노’로 돌아가는 것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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