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이 북한 노동자를 송환해야 하는 시점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함지하와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송환된 북한 노동자의 숫자가 2만6천여명으로 추산됐는데요. 어떻게 파악된 것인가요?
기자) 현재 유엔 회원국들은 안보리 결의에 따라 자국 내 북한 노동자의 숫자를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48개 나라가 이 보고서를 냈고, 이 보고서들이 밝힌 송환 노동자의 전체 숫자가 2만6천명이었습니다. 이중 러시아가 3만명 중에서 2만명을 돌려보내 전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요. 카타르 등 중동 나라들이 1~2천명 규모의 노동자가 송환됐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가 올해 3월 추가로 7천500명을 돌려보냈다는 국제기구의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실제 송환 노동자는 2만6천 명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남아있느냐는 게 가장 궁금한 부분일텐데요.
기자) 처음에 북한 노동자가 얼마나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노동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북한 노동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경우, 보고서를 제출하긴 했는데 송환 노동자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 보고서가 공개된 나라들도 실제 송환된 숫자를 적었는지 확인되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실제 남아 있는 노동자 규모를 파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정부는 북한 노동자가 있는 나라 목록을 공개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 등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북한 관련 주의보에서, 2017년과 2018년 기준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활동하는 나라를 29개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이중 11개 국만 보고서를 제출했고, 나머지 18개 나라의 상황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아직 보고서 제출을 하지 않고, 또 노동자들의 신변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나라들은 어떤 나라들인가요?
기자) 최근 VOA는 세네갈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실제로 확인했었는데요. 이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물론 올해 여름 새로운 노동자들이 추가되기까지 했습니다. 세네갈 정부는 아직 관련 보고서 제출을 하지 않고 있고, VOA의 거듭된 문의에도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밖에 많은 아프리카 나라들에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로 알려졌는데요, 세네갈과 마찬가지로 정부 차원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송환 시한이 22일로 알려지면서, 모든 노동자들의 송환일로 알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일찍 돌아가야 하는 노동자들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3건의 결의에서 북한 노동자 관련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이중 먼저 채택된 2건의 제재는 체류 허가가 만료된 노동자를 돌려보내고, 또 새로운 노동자 추가를 금지했습니다. VOA는 이번 주 세네갈 현지에서 영상을 하나 입수했는데요, 북한 노동자들이 숙소에서 배구 경기 등을 하며 쉬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확인 결과 이들 노동자들은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한 생태였고, 일부는 올해 여름 세네갈에 입국한 신규 노동 인력들이었습니다. 현재 세네갈에는 30여명의 만수대 창작사 소속 노동자들이 회사 이름을 바꾼 상태로 머물고 있고요. 또 다른 회사 소속 건설 노동자들과 의사와 간호사 등이 외화를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사실상 송환을 앞뒀다는 조짐은 전혀 없는 상태였겠군요?
기자) 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까지 세네갈 정부와 일부 아프리카 나라들은 북한 노동자와 관련해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태로 22일을 넘기면 어떻게 됩니까? 사실상 법적 구속력은 없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질적으로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미국을 비롯해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또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독려한 나라들이 압박에 나설 가능성은 있습니다. 또 언론 등도 북한 노동자가 포착될 때마다 이런 내용들을 고발성 기사로 다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북한 노동자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해도 유엔 안보리가 나서서 추가 제재를 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노동자들이 체류 비자를 바꾸는 편법을 쓰고 있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기자) 네, 중국과 러시아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북한 노동자들이 '관광'과 단기 방문 형식으로 국경을 넘은 뒤, 그대로 눌러 앉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러시아에서도 인턴 혹은 연수생 등의 명목으로 북한 노동자들을 체류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의 인접국가이자 이웃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는 사람들이 도보로 국경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노동자 문제가 계속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여전히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있지만 중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 문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제재 완화 내용을 유엔 안보리에 제안했었죠?
기자) 네,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 초안을 작성해 북한의 해산물과 의류 수출 금지 규정 폐지와 더불어, 북한 노동자 송환 규정 또한 삭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결의 통과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 정부는 곧바로 “지금은 제재 해제를 고려할 시점이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금까지 함지하 기자로부터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환과 각국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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