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곧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동안 이 회의에서 대내외 정세에 관해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새로운 노선을 제시하고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연말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번 회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보겠다며 설정한 `연말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특히 주목됩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당 중앙위 전원회의는 2013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차례 열렸습니다.
2016년부터는 매년 한 차례 열렸고, 올해는 4월에 열린 제7기 4차 전원회의 이후 한 차례 더 소집된 겁니다.
김 위원장은 통상 전원회의에서 당의 새로운 정책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해 왔습니다. 또한, 주요 인사 문제도 결정합니다.
전원회의에서 첫 번째로 다뤄지는 안건은 당의 노선과 정책입니다.
김 위원장은 대외정세에 대한 분석과 평가에 이어 이를 토대로 새로운 당 노선의 당위성을 설명합니다. 혹은 정세평가를 바탕으로, 기존 노선의 추진을 결의하기도 했습니다.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3월에 열린 전원회의에서는, 핵과 경제개발을 병행하는 `병진 노선’을 새로운 전략으로 채택했습니다. 이 때 김 위원장은 “조성된 정세”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높았던 2017년 10월에는 약 17개월 만에 당 중앙위 제7기 2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북한은 그 해 9월 제6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11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발사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복잡한 국제정세와 제기되는 중대한 문제들에 대한 분석 평가” 를 공유하며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병진 노선을 계속 철저히 관철할 것을 강조하며, 자력갱생과 자립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과업들을 지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핵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미국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해 4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전반적인 정세가 북한에 유리하게 급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경제건설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 노선을 제시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제재에 대한 비난은 없었고, 김 위원장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병진 노선으로 핵무력을 완성했다며, 북한에 대한 핵 위협이나 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경제발전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올해 4월에 열린 전원회의에서는 자력갱생을 목표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안건과, 최고인민회의에 제출할 국가지도기관 구성안이 논의됐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국제적 환경과 날로 첨예화돼 가는 현 정세의 특수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열린 이 회의에서도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전략적 노선을 유지했고,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북한이 신년사 발표를 앞둔 연말에 전원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한 전원회의에 앞서 이례적으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열렸고, '자위적 국방력' 강화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당의 새로운 노선을 제시할지, 혹은 며칠 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구체화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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