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국제사회는 새해 첫 날인 1일 발표될 예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과거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앞서 공언한 `새로운 길' 때문인데요. 그동안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내용이나 형식 면에서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듬해인 2013년부터 매년 육성으로 대내외 정책 방향이 담긴 신년사를 전달했고, 이는 관영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되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먼저 전년도의 성과를 전하고, 이어 당해 연도의 대내정책 방향과 분야별로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업을 제시합니다. 이후 남북관계와 대외관계를 차례로 평가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합니다.
대내 부분의 국정운영 청사진은 크게 경제, 사회∙문화, 군사, 사상, 당 사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김 위원장은 대부분 경제 분야의 목표를 제일 먼저 제시했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는 대북 제재에 맞서 경제 부문에서 ‘자력갱생’을 언급하기 시작한 점이 특징적이었습니다.
대내정책에 이은 대남정책 분야에서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가 어려운 가운데 관계 개선 의지를 꾸준히 피력했습니다.
2018년에는 남북관계에 이례적으로 신년사의 20% 이상을 할애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할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반면, 김 위원장은 대외 메시지를 마지막에 전달했던 기존 관례를 깨고 이례적으로 신년사 서두에서 위협적인 언사를 써가며 강경한 대미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중방]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우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2019년 신년사에선 대외정책이 약 15%를 차지했고, 처음으로 중국과 쿠바를 직접 언급하며 “사회주의 나라들 사이의 전략적 의사 소통과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강화하는데서 특기할 사변”이라고 평가했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2015년 신년사에서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처음 언급한 이후 지속적으로 ‘인민 중시, 인민존중, 인민 사랑’ 등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주목되는 점입니다.
특히 집권 5년 차를 맞았던 2017년에는 이례적으로 `자아반성'을 하면서, “우리 인민을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는 인민의 참된 충복, 충실한 심부름군“이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중방] “언제나 늘 마음뿐이였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는데 올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할 결심을 가다듬게 됩니다.”
이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를 “주체의 인민관, 인민철학의 최고 정화인 인민대중 제일주의의 위대한 모범” 이라고 선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해가 갈수록 선대와 선대가 추진했던 정책에 대한 언급을 줄이고 있는 것도 특징적입니다.
2018년부터는 아예 ‘김일성,’’김정일’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고, 2019년에는 간접적인 표현마저도 없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의 ‘선군 정치'에 대한 언급도 신년사에서 점차 줄어들다가, 2018년부터는 사라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2017년 신년사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가 목표로 제시했던 ‘강성국가’를 더이상 거론하지 않았고, 대신 ‘사회주의 강국'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집권 5년차인 2017년에는 인민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신년사를 처음 전달했고, 이후 이 것이 관례화됐습니다.
특히 2019년에는 개인 서재 같은 공간의 소파에 앉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형 초상화를 배경으로 신년사를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노변정담(fire-side chat) 담화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의 신년사 방영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2019년에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전달하기 위해 노동당 중앙청사에 입장하는 모습으로 시작했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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