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사살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양국 간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은 관련 소식을 전하며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미군과 정보를 공유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사살한 미국의 공습이 이라크의 주권과 안전에 대한 침해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어 이라크 의회가 외국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절대 다수의 지지로 채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이라크에 ‘반 테러전’의 미명 아래 5천 명 이상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연구소 정영태 소장은 북한과 이란이 공통의 연대프레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측 모두 지속적으로 `혁명정권'을 유지하고 있고, 특히 ‘반미’, ‘반제국주의’를 기조로 삼은 핵 개발의 목적 또한 동일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주장도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명분쌓기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정영태 소장] “미군이 남의 나라에 주둔해 있는 것이 다 철수해야 된다, 그런 내용을 하나의 일종의 연대프레임을 국제적으로 만들려고 하죠. 그래야 자기들이 추구하는 주한미군 철수 명분을 국제적으로 더 갖게 되고 국제적 지원을 외교적으로 받게 되는 그런 거라고 봐야 되겠죠.”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 상황이 북한의 고강도 도발 계획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사살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민병대와 함께 이라크주재 미국대사관을 공격하면서 긴장이 촉발된 것과 같이, 북한에게도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가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서강대 국제대학원 김재천 교수입니다.
[녹취: 김재천 교수] “북한 입장에서는 분명히 겁이 나는 부분이 있을 텐데요. 미국이 참수작전을 실행에 옮긴 것이니까 실제 저렇게 감행을 해서 이란의 2인자를 제거했으니 예를 들어 북한이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경우 분명 그에 응당하는 미국의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됐을 겁니다.”
김 교수는 물론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 제거 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샌드연구소 최경희 대표는 미국-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고 대통령 선거 등으로 미국의 에너지가 분산되면서 북한이 심리적으로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경희 대표] “국내정치적 모든 것을 대선에 집중시켜야 되는 시기이고, 국제정치를 주관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 중동에 손을 대게 되면 에너지가 분산돼서 한반도에까지 압살정책을 실시하기엔 버거울 것 아닌가, 미국이 군사적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책으로서 북한을 움직이려고 하는 노력의 일종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죠.”
최 대표는 이렇듯 국제정세가 예민한 시기에 만약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한다면 미국의 응징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북한은 대미 강경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정도’를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한국 청와대는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과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6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하고 지역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미 국방부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중동 지역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현지 시간 7일, 미-한-일 3국 안보 고위급 협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정 실장은 현지 시간 8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대북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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