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렉슨 전 국방 차관보] “김정은, 자신의 시간표 따라 움직여… 연합훈련 재개돼야”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VOA 김카니 기자와 인터뷰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북한은 자신들의 시간표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월러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월러스 전 차관보는 또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면서, 북한의 상응 조치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를 지낸 해병대 중장 출신의 그렉슨 전 차관보를 김카니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미국의 공습이 향후 미-북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십니까?

그렉슨 전 차관보) “상당한 우려를 갖고 볼 것 같습니다.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살됐을 때와 동일한 맥락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은 약삭빠르고 영리합니다. 또, 미국이 특정 인물을 제거할 수 있다는 역량을 갖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역량을 주의해서 보고 있을 겁니다.”

기자)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제거가 북한의 향후 중대 도발을 막는데 영항을 끼칠 것으로 보십니까?

그렉슨 전 차관보) “북한은 자신들의 시간표와 이익에 따라 행동할 것입니다. 다른 누구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은 아마도 추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도발을 중단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이 무엇인지는 지나치게 예측해선 안 됩니다. 그는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예측할 수 없다는 걸 입증했었기 때문이죠.”

기자) 이라트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한 이란 미사일이 북한 미사일 기술을 개량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기술 확산을 더욱 심각하게 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그렉슨 전 차관보) “미국 정부는 이미 우려하고 있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북한은 불법으로 무기와 무기 기술을 거래해 군대를 키우고 있습니다. 동시에 무기 기술을 다른 나라에 수출해 돈을 벌고 외교적 지렛대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불법 거래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죠. 북한이 이란과 이르면 1974년부터 미사일 협력을 시작해 현재까지도 지속하고 있을 것이라고 논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기자) 미국은 북한과 이란 간 미사일 협력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우려하면서도 핵 협력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껴왔습니다. 이란 과학자들이 북한 핵실험 현장을 참관하고 북한 핵 과학자들이 이란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꾸준히 나왔는데, 미국 정부는 결정적 협력 증거를 잡지 못한 겁니까?

그렉슨 전 차관보) “알 수 없습니다. 만약 그런 증거가 있다면 상당한 기밀로 부쳐져 소수만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양국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협력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상당히 논리적인 평가이고, 설득력 있는 판단입니다.”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충분히 겨냥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췄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관건은 대기권 재진입 역량과 핵탄두 소형화와 경량화 기술을 확보했느냐인데,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십니까?

그렉슨 전 차관보) “김 위원장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98년 미국은 동맹국 한국과 일본에 북한이 2단 로켓 이상되는 로켓을 발사할 역량이 없다고 확신시키기에 바빴습니다. 하지만 1998년 8월 31일 북한은 일본 상공으로 3단 로켓인 대포동 1호를 쏘아올렸습니다. 북한은 많은 무기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북한이 아직까지 ICBM 재진입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도 이를 완성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기술을 시험하지 않았다고 해서 안도해선 안 됩니다.”

기자) 오는 3월로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을 앞두고 다시 미-북 간 긴장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이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그렉슨 전 차관보) “미-한 연합훈련은 몇가지 이유로 재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북한으로부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 훈련은 방어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동맹국의 연합된 군사 노력을 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복잡한 일입니다. 북한군은 비무장지대 DMZ에 쉽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군은 한국군과 미군의 숫자를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상당한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숫적 우위에 맞서 비단 한국군과 다른 동맹과의 작전 속도와 통합성뿐 아니라, 육해공, 그리고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작전 속도와 통합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과 외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렉슨 전 차관보) “미-한 연합훈련 중단에 대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돌발적으로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도 아닙니다. 김 위원장은 동맹의 효율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면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과 포병 부대를 서울을 타격할 수 없도록 후방배치시켜야 합니다.”

기자) 일부에서는 이란에는 극도로 강경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는 대화를 우선시하며 인내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그렉슨 전 차관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에게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은 북한과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데 자신감을 갖고 있었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도박을 했습니다. 아직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이전 행정부에서도 북한과의 협상을 많이 시도해봤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지속돼 온 미-북 협상 패턴이 있죠. 북한이 도발을 하면 미국은 처음엔 강경 입장을 취합니다. 미국은 강경한 군 태세를 취하지만 무력충돌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결정에 따라 북한과 협상을 시작합니다. 북한과 합의를 이루지만 북한은 합의를 위반하고 미국은 제재를 가하는 패턴을 보여왔습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 압박 캠페인을 실행해왔지만 북한과의 외교로 제재 지도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그렉슨 전 차관보)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대북 제재 이행을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미국이 제재 이행을 강요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재가 성공적이기 위해선 단결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대 압박을 그만둬야 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미국의 대북 제재든 유엔의 대북 제재든 각국이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로부터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의 사망이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과, 북한의 미사일 기술 확산 우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카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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