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은 2014년부터 전자 형태로 발행되는 디지털 화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북한 같은 국가들이 제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이 중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DCEP)를 제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민간이 개발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각 국가의 중앙은행에서 전자 형태로 발행됩니다.
중국의 인민은행은 2014년에 디지털 화폐 발행에 관한 개발과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출시일을 포함한 세부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센터’의 아디티 쿠마르 상임이사는 24일 VOA에,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미국이 거래 내역을 추적하는 능력을 과거보다 제한하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습니다.
[녹취: 쿠마르 상임이사] “And so if an adversary of the US like North Korea were to use digital Yuan to transact, so for example, to buy materials for their nuclear program, or to pay expert to advance the nuclear capabilities, then the US would have limited ability to track those transactions in a way that we can now.”
따라서 북한과 같은 미국의 적국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물질을 구입하거나 핵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문가에게 돈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이용한다면, 미국의 자금 추적 능력이 지금보다 제한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쿠마르 상임이사는 디지털 위안화가 향후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북한을 포함한 국가들이 미국 주도 금융시스템의 대안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쿠마르 상임 이사] “The reason I think it could be a threat to the U.S. is because we know that countries are looking for an alternative to the US system. And as I said, we know that it's not just North Korea…”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매튜 하 연구원도 24일 VOA에, 북한이 암호화폐 갈취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며, 디지털 위안화도 이런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매튜 하 연구원] “The other sort of added layer of concern is that this specific kind of currency will be separate from the U.S.-led global financial system, which is where the weight of economic sanctions really has. And that has very strong implications; this would allow them to bypass the whole point of sanctions.”
하 연구원은 또 중국의 디지털 화폐 같은 경우, 경제 제재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체제와 별개로 운영될 것이라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중국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제재의 핵심’을 우회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내에서 가상화폐가 불법활동에 쓰이는 것에 대한 우려는 과거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을 포함한 미국의 외교∙국방∙안보∙금융 분야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참석한 ‘모의’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관련 주제가 다뤄졌습니다.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미사일을 시험했다고 가정하면서, 세계 은행 제도를 우회할 수 있는 중국의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참석자 중에 한 명인 ‘MIT 미디어 랩 디지털 통화 이니셔티브’의 네하 나눌라 이사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북한 사람들이 자금을 마련하는 새로운 방법 중에도 가장 최신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나룰라 이사] “So really, Yuan is just the latest in this new way of giving the North Koreans access to money that they were trying to get access to before.”
이 행사에서 제니퍼 파울러 전 미 재무부 테러자금-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무기 개발 비용을 벌어 들이려고 할 경우, 미국이 제재를 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파울러 전 부차관보] “Chinese commercial banks are in the middle of it. And they have an interest in doing business in the United States. And so, at some point, we need to think about what kind of pressure and other tools we can use…”
중국의 상업은행은 미국과 거래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을 것이며, 따라서 중국의 상업은행에 어떤 압력을 가할지 그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쿠마르 상임이사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제재 회피 수단으로 쓰이는 것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국제적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쿠마르 이사] Ultimately, though, I think in a world where we are moving to more digital currencies, we will need to think about how countries will cooperate a national security concern.
쿠마르 상임이사는 세계 각 국이 국가 안보 우려에 어떻게 협력할 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