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는 대선 국면에서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고 북한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목적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친서에도 불구하고 미-북 관계에 극적인 상황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에 보낸 친서에서 주목되는 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I think that the main point here is that the U.S. continues to send signals that reinforce a posture of openness to dialogue with North Korea. We continue to say that the door is open in various ways, and the coronavirus response is one specific area where both countries could begin engagement with each other if they decide to do so.”
스나이더 연구원은 23일 VOA에, 미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미-북 양국이 결정한다면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은 상호 관여를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분야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비핵화 협상 교착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관리하려는 차원에서 친서를 보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t's important to keep lines of authoritative communication open regard-less of what the policy is. It also is an attempt to keep some hope alive of restarting denuclearization talks.”
매닝 연구원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무엇이든지 간에 당국 간 권위있는 의사소통 채널을 열어놓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 희망을 살려놓으려는 시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북한 문제를 관리하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By sending a letter to Kim, it does reinforce the idea that they have a special relationship. And it potentially will keep Kim from violating this special relationship. In other words, ‘don't do anything that you can't walk back from.’ I think Kim under-stands that.”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자신과의 특별한 관계를 상기시켰고, 이는 현재의 ‘특별한 관계’를 김 위원장이 위반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김 위원장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이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IISS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은 북한뿐 아니라 국제 지도자들과 관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힌 백악관의 발표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There was a purpose, though, in demonstrating that he still is cop-ing with international issues. He's not totally bogged down with a domestic response to the coronavirus.”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국내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때문에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국제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었다는 겁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존중을 통해 교착 상태에 있는 비핵화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자신은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여정 제 1부부장의 담화는 미국이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여정은 21일 담화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사의를 표했다면서도, 미-북 관계는 두 정상 간 개인적 친분에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김여정이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로 줄달음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제재 완화 등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알 수 없지만 김여정의 담화는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지 말라는 북한의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Namely a kind of warning not to use personal relationship between Trump and Kim for political purposes. And also a kind of statement that the U.S. needs to change its position or show greater flexibility before it's likely there would be any kind of progress or response from North Korea.
김여정의 담화는 미국이 비핵화 입장에 변화를 보이거나 더 많은 유연성을 보여야 북한으로부터 어떤 진전이나 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매닝 연구원도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정상 간 관계 유지가 이뤄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이런 것들은 자신들의 비핵화 정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인도적 지원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인도적 지원이 아니라 제재 완화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원을 받아들인다면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대해 미국에 공개해야 하는데 이는 북한이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매닝 연구원도 북한이 미국의 지원을 받는다면 자신들의 주장이 허위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고스 국장은 북한이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면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think this is something that’s going to be played out over the next few weeks or months. If North Korea does take the aid, it sug-gests that he really believes that he needs it to satisfy some sort of domestic consistent constituency.”
고스 국장은 북한이 미국의 제안을 수용하는 문제는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북한이 미국의 지원을 수용한다면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