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무부 “북한 주민 60% 식량 부족”... 전년 대비 70만명 증가

지난해 9월 북한 함경남도의 논에서 농부가 일하고 있다.

북한 주민 10명 중 6명이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하고 있다고, 미 농무부가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대북 제재, 수재까지 삼중고가 겹친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서비스는 최근 발표한 ‘국제 식량안보 평가 2020-2030’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 주민의 59.8%인 1천53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태인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보고서는 성인이 건강하고 활발한 생활을 위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열량 2천100kcal보다 낮게 섭취할 경우 식량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식량 부족을 겪는 북한 주민 수가 인구의 0.6%인 20만명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미 농무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식량 부족을 겪는 북한 주민의 비율을 전체의 57.3%인 1천460만명으로 분석했습니다. 1년만에 식량 부족 인구가 70만 명이 늘어난 데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10년 뒤인 2030년에는 북한의 식량난이 완화돼 주민의 45%, 1천20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개인 별 식량 부족의 강도도 완화돼 2020년에는 성인 하루 평균 430kcal가 부족했지만, 10년 뒤에는 368kcal가 부족할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농무부는 앞으로 10년 간 경제성장과 주요 곡물의 가격 안정, 인구성장세 둔화로 조사 대상 모든 나라에서 식량 부족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코로나 여파를 감안한 2020년 1인 당 국내총생산은 미화 561달러이며, 2030년에는 618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또 북한 내 곡물 가격은 앞으로 10년 간 매년 2.4%씩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농무부는 매년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의 76개 저소득 국가들의 현재 식량 상황과 10년 뒤 상황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년 보다 11% 증가한 전 세계 8억4천43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북한, 예멘, 아프가니스탄에서 식량난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서비스는 앞서 6월 쌀 전망 보고서에서, 올 가을 북한의 쌀 생산량이 136만 t에 그쳐, 26년만에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한편, 식량농업기구 FAO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만성적 식량난을 겪는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이 코로나로 인해 더욱 불확실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있지만, 주변국들의 코로나 발병 사태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더해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시기가 맞물려 경제난이 심화되고, 주민들의 생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린다 루이스 미국친우봉사회 북한사업단 대표도 최근 VOA에 북한이 한꺼번에 직면한 여러 사안들이 주민들의 식량안보를 우려하게 만든다며, 특히 농작물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시기에 발생한 홍수가 식량 생산에 큰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