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영변 원자로 재가동 징후 심각한 문제…농축시설서 냉각장치 제거 조짐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했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 징후 등 북한의 계속되는 핵 활동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심각한 문제라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최근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에서 냉각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움직임도 공개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 영변 핵 시설의 5MW 원자로와 방사화학 실험실의 새로운 가동 징후는 ‘심각한 문제’(deeply troubling)라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13일 IAEA 정기 이사회 개막에 맞춰 공개한 성명에서 북한의 핵 활동이 계속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DPRK’s nuclear activities continue to be a cause for serious concern. Furthermore, the new indications of the operation of the 5MW(e) reactor and the Radiochemical Laboratory are deeply troubling. The continuation of the DPRK’s nuclear programme is a clear viol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is deeply regrettable.”

국제원자력기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13일부터 17일까지 정기 이사회를 개최합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 핵 활동과 관련해 지난달 27일 발표한 연례 총회 보고서(https://www.iaea.org/sites/default/files/gc/gc65-22.pdf )에서 공개된 내용을 거듭 설명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During the reporting period, there were indications of the operation of the Radiochemical Laboratory from mid-February to early July 2021. This period of operation is consistent with previous reprocessing campaigns of irradiated fuel discharged from the 5MW(e) reactor announced by the DPRK. Since early July 2021, there have been indications consistent with the operation of the 5MW(e) reactor.

먼저, 2021년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방사화학 실험실의 가동 징후가 있었으며, 이 기간은 북한이 이전에 5MW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걸린다고 밝혔던 기간과 일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2021년 7월 초부터 5MW 원자로의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가 나타났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설명했습니다.

지난 7월 27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최근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에서 냉각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움직임도 공개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In my report, I stated that while regular vehicular movements were observed, there were indications, for a period of time, that the Yongbyon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was not in operation. Since my report was released, we have seen that the DPRK appears to have removed the cooling units from the Yongbyon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공개된 보고서에서 규칙적인 차량의 움직임이 관찰됐지만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은 한동안 가동되지 않은 상태라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북한이 이 시설에서 냉각장치들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다만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런 움직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 밖에도 그로시 사무총장은 “강선 단지에서 계속되는 활동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건설 중인 경수로 내부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징후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에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따른 의무를 전적으로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I call upon the DPRK to comply ful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cooperate promptly with the Agency in the full and effective implementation of its NPT Safeguards Agreement and to resolve all outstanding issues, especially those that have arisen during the absence of Agency inspectors from the country.”

또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을 전면적이고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IAEA 사찰단 부재 기간 중 발생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IAEA와 즉각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검증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자로 재가동 등 최근 핵 활동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 수준이 2018년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갔는지를 묻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여러 시설에서 많은 활동이 진행되는 정황을 보고서가 분명히 설명하고 있다”며, 하지만 IAEA 사찰단의 현장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확한 수준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그로시 사무총장] “I would say that the reports are clear and indicating that we see many activities ongoing on different sites… as you know we don't have an onsite presence. Our inspectors have been barred from the country and expelled back in 2009…but what is clear is that this program is continuing contrary to the resolutions of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and it's growing. And this is clear.”

그로시 사무총장은 “분명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며 계속되고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IAEA는 북 핵 감시를 위해 북한에 머물던 사찰단이 2009년 4월 북한에서 추방된 후 북한 핵 시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핵 프로그램 감시를 위해 공개된 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고해상도 상업위성 이미지 수집과 분석을 확대했다고 IAEA는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