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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영변 재가동, 핵 탄두 경량화 목적…대미 압박 의도도"


지난 7월 27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지난 7월 27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과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서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경량 핵무기에 필요한 삼중수소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미국 등을 압박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피츠패트릭 연구원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년 반 넘게 중단됐던 북한의 영변 원자로가 7월부터 가동된 정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상황을 북한이 추후 대화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피츠패트릭 연구원)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핵물질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플루토늄을 원한 것이고, 그래서 원자로를 재가동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충분한 핵무기를 보유했을까요?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나 핵무기가 충분하다고 여기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미국을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5천 개 넘는 핵무기가 있지만 여전히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재가동 이면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의 적국 즉, 미국과 같은 나라들에 자신들이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고,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영변을 폐쇄하겠다는 그들의 제안은 미국이 진지하게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베넷 연구원님. 피츠패트릭 연구원 말씀처럼 북한은 이미 충분히 많은 양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베넷 연구원) “먼저 경량 핵무기를 만드는 데 삼중수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북한은 많은 삼중수소를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중수소는 시간이 지나면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더 많은 핵탄두를 만들고 오래된 삼중수소가 줄어듦에 따라 삼중수소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길 원한다면 원자로를 더 가동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는 그들이 엄청난 대가를 치른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일로 여겨집니다. 탈북민 등에 따르면 그 원자로는 방사능이 매우 강합니다. 주민들을 원자로에 투입해 일을 시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겁니다.”

진행자) 7월 초 국제전략문제연구소 IISS는 영변 핵 시설을 제거하면 북한의 핵물질 생산 능력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님도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셨는데요. 영변 핵 시설을 폐쇄하면 위협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의미인가요?

피츠패트릭 연구원) “영변 핵 시설을 폐쇄한다고 해도 북한은 수 십 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입니다. 또 비밀공장을 통해 고농축 우라늄도 계속 생산할 것입니다. 따라서 위협은 여전히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적은 게 많은 것보다는 낫습니다. 최대 80%의 핵물질 생산시설 폐쇄는 큰 이득이 있습니다. 북한 핵 프로그램을 우려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그렇겠죠. 최대 80%라는 것은 북한에 얼마나 많은 비밀 핵 시설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했던 분석입니다.”

진행자) 베넷 연구원님. 영변 외 다른 핵 시설들은 얼마나 심각한 위협이 되나요?

베넷 연구원) “글쎄요. 우리는 아는 게 없습니다. 결렬로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했던 발언을 기억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담에서 김정은이 미국이 파악한 5개의 중요 시설 중 1~2곳만 내놓겠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또 김정은은 미국이 다른 시설들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도 전했었죠.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이 균형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우라늄과 핵무기 생산 역량의 대폭적인 감축을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요 제재 완화를 주려고 했지만 북한은 이런 감축을 원치 않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건 균형의 문제입니다. 북한이 훨씬 더 많은 역량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모릅니다. 어떤 시설이 존재하는지 말이죠.”

진행자) 베넷 선임연구원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돌이켜 보면 북한은 영변 시설 폐기를 제안했었습니다. 그런데 왜 ‘알파’로 불리는 영변 외 추가 시설 포기를 꺼렸을까요?

베넷 연구원) “우리는 영변 외에 시설이 하나인지 두 개인지, 세 개인지 모릅니다. 북한의 역량도 모릅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압니다. 우리가 아는 전부는 김정은이 상당한 핵 생산 역량을 유지하고 싶어했다는 점입니다. 김정은은 그가 가진 것 중 일부만 내놓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과의 협상에 문제점은 이것입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이들 시설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추측만 할 뿐입니다.”

진행자) 피츠패트릭 연구원님. 어떻게 보십니까?

피츠패트릭 연구원) “베넷 선임연구원께서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북한은 분명히 다른 시설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현재 협상 단계에서 말이죠. 특히 상대방이 알고 있는지 불분명할 때 그렇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었고, 북한은 그래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건 협상의 초기 단계였고 더 탐색이 이뤄졌어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하노이 정상회담은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 접근법이었습니다. 양측은 너무 많은 것을 원했고 각자 원하는 것을 위해 충분한 제안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들을 계속 협상해야 합니다. 북한은 추가 대화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적어도 미국 대통령이 아닌 어떤 누구와도 말이죠. 하지만 저는 우리가 탐색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더 강조할 점은 북한이 아직 모든 핵 시설을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핵무기로 미국을 억제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하길 원하고 있죠.”

진행자) 피츠패트릭 연구원님. 영변 원자로 재가동에 북한의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북한은 이런 전술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낼 것으로 믿고 있을까요?

피츠패트릭 연구원) “북한의 동기를 알 순 없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가장 간단한 이유가 가장 논리적일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이 더 많은 플루토늄과 삼중수소를 생산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죠. ICBM에 탑재할 수소폭탄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의심의 여지없이 정치적 동기가 깔려 있습니다. 해결이 시급한 위험이 있다는 점을 미국에 알리는 것이죠.”

진행자) 베넷 선임연구원님. 원자로 재가동에 대한 북한의 셈법은 무엇인가요?

베넷 연구원) “공개된 성명과는 대비되지만 우리는 미국이 전략적 인내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생산을 중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렇게 하고 있고, 그런 활동을 계속한다는 데 꽤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 대가로 추가 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ICBM을 위한 물질이 필요하다면 생산에 나설 것이고, 이것이 현 단계에서 우리가 처한 문제입니다.”

진행자) 상업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군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님. 어떻게 보셨습니까?

피츠패트릭 연구원) “매년 그들이 해왔던 열병식을 하는 것입니다. 열병식보다 더 중요한 건 물론 열병식에 무엇이 나오느냐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북한이 보여준 신형 미사일들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지난해 북한은 매우 큰 ICBM을 선보였었죠. 확실하게 볼 수 없어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다른 어떤 나라가 보유한 ICBM 보다도 큰 것이었습니다. 북한이 왜 그렇게 큰 미사일을 보유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올해 그들이 어떤 무기를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볼 것입니다.”

진행자) 베넷 선임연구원님. 이번 열병식에 우리가 우려해야 하나요?

베넷 연구원) “북한과 관련해 우리가 처한 가장 큰 어려움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입니다. 열병식은 그런 관점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북한이 열병식으로 정치적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 건 우리에게 좋은 일입니다. 물론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옛 소련도 그랬지만 그들은 열병식에서 모형을 선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형 탱크를 선보인다고 할 때, 그것은 12대일까요, 혹은 북한이 1천200대를 보유했다는 것일까요? 적어도 우리가 보고 있는 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그들이 무슨 작업을 하려고 시도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그게 출발점입니다. 정보에 있어선 그건 매우 중요한 노력입니다.”

지금까지 피츠패트릭 연구원과 베넷 연구원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피츠패트릭 연구원과 베넷 연구원의 대담은 한국 시간 4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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