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 반미 정파 압승...중국 헝다, 채권이자 또 못내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 지지자들이 지난 10일 조기 총선 승리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라크에서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강력한 반미 · 반외세 성향의 ‘알사이룬’ 정파가 압승을 거뒀습니다. 중국 거대 부동산 기업 ‘헝다그룹’이 세 번째 채권 이자를 또 갚지 못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카타르가 치솟고 있는 LNG 가격을 진정시킬 힘이 없다고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이라크로 가봅니다. 이라크 총선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네. 이라크가 지난 10일 총선을 치렀는데요. 개표 결과 시아파 성직자 겸 정치인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주도하는 ‘알사이룬’ 정파가 압승을 거뒀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는 원래 예정보다 앞당겨 치러진 거였죠?

기자) 맞습니다. 당초 총선은 내년 5월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9년부터 정부의 부정부패 의혹과 실업률 급상승 등으로 여론이 악화했습니다. 곳곳에서 민생고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이에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가 민심을 달래기 위해 조기 총선을 약속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에 걸린 의석은 모두 몇 석이었죠?

기자) 총 329석인데요. 이번 총선에는 적어도 167개 정당에서 3천 200명 넘는 후보가 나와 경쟁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이라크의 정당이 100개가 넘습니까?

기자) 네. 이라크는 지난 2003년 미국에 의해 사담 후세인 정권이 축출됐는데요. 이후 미국의 정치제도와 선거제도를 도입, 시행하면서 수많은 군소 정당들이 난립해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이념의 정당이나 종파 간에 연합 정파를 이뤄 총선에 참여하는 경향이 굳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총선 결과,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좀 있습니까?

기자) 현재 이라크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알사이룬 정파가 압승을 거두면서 지난 총선 때보다 오히려 더 의석을 차지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알사이룬 정파는 지난 2018년 총선 때보다 20석을 추가했는데요. 지난 총선 때 알사이룬은 54석을 차지하며 제1당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알사이룬 정파를 이끄는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2018년 총선에서 반미 · 반외세를 기치로 삼고 시아파 연합인 알사이룬을 이끈 인물입니다. 시아파는 이라크 인구의 과반을 차지하는 최대 종파인데요.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시아파의 성직자면서, 이라크 정치에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해왔고요.2018년 총선 때 전면에 나서 알사이룬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도 알사이룬이 이긴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미 총선 전부터도 알사이룬의 승리를 예상하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진행자) 투표함 뚜껑을 열기도 전에 그런 예측이 나온 이유가 뭐죠?

기자) 현 정권에 실망한 이라크 젊은이들과 중산층들 사이에 투표 거부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투표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현 정부에 대한 명분을 주고 지탱하게 해주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보이콧을 전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실제 투표율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잠정 투표율은 약 41%인데요. 이는 당초 20%대에 머물 거라는 관측보다는 높은 수치입니다. 2018년 총선 최종 투표율은 44.5%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에서 다른 정파들의 성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최종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쿠르드계 정파가 현재 61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수니파 연합은 38석, 누리 알말리키 전 이라크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은 37석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친이란 민병대가 지원하는 파타동맹은 지난 총선보다 의석이 많이 줄어 14석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총선 결과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알사이룬 정파의 승리가 확실시된 후 11일 저녁, 국영 TV에 나와 대국민 연설을 했는데요. “오늘은 점령과 정상화, 민병대, 빈곤과 노예에 맞선 이라크 국민의 승리의 날”라고 역설했습니다.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언급한 ‘정상화’라는 표현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발언 가운데 또 어떤 주목할 점이 있을까요?

기자) 네.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이날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외세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민족주의 국가 이라크를 만들어 가겠다며 반미, 반외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다만, 이라크의 내정을 간섭하지 않는 모든 대사관은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있는 헝다그룹 본사 전경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의 부동산 기업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 헝다그룹이 11일 또 채권이자를 갚지 못했습니다. 이 번이 벌써 세 번째인데요. 그러면서 헝다그룹의 파산위기설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헝다그룹이 어떤 회사죠?

기자) 중국의 대형 민영 부동산 개발 업체입니다. 중국에서는 헝다그룹, 영어권에서는 ‘에버그란데 그룹 (Evergrande Group)’이라고 부르는데요. ‘항상 크다’는 뜻의 ‘헝다’를 영어식으로 표현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헝다그룹이 지금 이자를 제대로 못내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헝다그룹이 이날(11일) 갚아야 할 채권이자는 1억 4천800만 달러에 달하는데요. 마감시한까지 돈을 빌려준 중국 은행들이나 국제 금융사들에 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헝다그룹이 얼마 전에도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죠?

기자) 맞습니다. 한 달 새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에도 달러채 이자 8천350만 달러, 그리고 바로 며칠 후인 29일에도 4천750만 달러의 이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채권이자를 내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이날 이자를 내지 못해도 30일간의 유예기간을 주기 때문에 바로 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선언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당장 첫 번째 미지급분에 대한 유예 기간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그 때까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헝다그룹의 자산 상태가 어느 정도길래 채권이자를 내지 못하는 거죠?

기자) 헝다그룹의 자산은 주로 부동산과 토지, 주택 사업 등으로1조4천억 위안(미화 약 2천130억 달러 ) 선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부채 규모가 천문학적입니다. 헝다그룹의 총 부채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3천 억 달러가 넘는데요. 이는 핀란드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진행자) 한 나라 국내총생산 규모 만큼의 빚을 지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헝다그룹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약 30%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헝다그룹은 현재 보유 중인 일부 주식을 국영기업에 매각하는 형식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점점 기업 파산설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만일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에 이 그룹에 돈을 빌려준 국제 금융 기관들의 손실로 이어지고요. 자금력이 약한 관련 기업이나 건설사들은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지난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연상하게 하는 위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유 자산의 성격이나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 등을 이유로, 리먼급의 파장은 일으키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카타르에 있는 천연가스 생산시설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요즘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요. 중동에 있는 나라 카타르가 이런 상황을 진정시킬 힘이 없다고 밝혔군요?

기자) 네.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이 11일 수도 도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했는데요. 카타르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킬 힘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카타르가 천연가스를 많이 생산하는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LNG, 즉 액화천연가스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카타르 내 천연가스는 매장량이 많은 데다가 채굴이 쉬워서 생산 단가가 세계에서 가장 쌉니다.

진행자) 최근 LNG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서 그렇습니다. 거기에 러시아와 노르웨이에서 들어오는 천연가스 양이 제한적이고요. 또 난방이 필요한 겨울이 다가오는 것도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수요가 증가했으면 공급을 늘려서 가격을 진정시킬 수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현재 최대한도로 LNG를 생산해서 고객들 주문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해 생산량이 8천만t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카타르는 앞으로 거의 300억 달러를 투입해 2027년까지 LNG 생산량을 50% 증산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카타르가 현재 LNG를 능력이 되는 한 최대로 생산하고 있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알카비 장관은 그러면서 현재 비싼 천연가스 가격이 불편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LNG 외에 다른 연료도 가격이 치솟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천연가스 외에 원유와 석탄 가격도 올해 들어 많이 올랐습니다.

진행자) 원유와 석탄 가격이 치솟으면서 많은 부문이 영향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료 가격이 치솟은 데다가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서 많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부분 가동 중입니다. 특히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높은 유럽에서는 바람이 적게 불어서 전력 부족 현상을 부추겼다는데요. 현재 유럽이 확보한 연료 재고량이 10년 내 최저치라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 같은 경우엔 전기가 부족해서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석탄 발전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석탄 발전소를 더 돌려서 전력난을 해결하겠다는 건데요. 이를 위해 석탄을 증산하도록 명령하고 석탄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도 전력난을 우려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인도 안에서 전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인도 중앙 정부는 석탄 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석탄을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