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아프간 지원' 한 목소리...미, 백신 접종 완료자에 국경 육로 개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화면) 등 주요 20개국(G20) 지도자들이 12일 아프가니스탄 현안에 관해 특별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주요 20개국(G20) 지도자들이 탈레반 재장악 후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미국이 다음 달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에 대한 육로 입국을 허용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논의한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12일 화상으로 특별회의를 열고 아프가니스탄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G20 정상회의 올해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주재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8월 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면 철군한 후, 비록 화상이긴 하지만 이렇게 국제 사회 주요 지도자들이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한 건 처음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 자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문재인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 등 G20 정상들을 비롯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했는데요.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과 러시아는 아예 불참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중국에서는 시 주석 대신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러시아에서는 이고르 모르굴로프 외교부 차관이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들 두 나라는 그간 아프간 탈레반 정부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온 나라들이라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 후 첫 주요 국제회의인데요.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이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현재 탈레반 재집권 후 고조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인도주의적 위기 대응 방안, 그리고 테러리즘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12일)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는 그런 방안을 모색하는 “건설적인 기회”의 자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떤 구체적인 결과물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G20은 아프가니스탄이 지금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와 함께 일부 국가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지원 계획도 내놨습니다.

진행자) 어느 나라들이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까?

기자) 네. G20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아프간의 인도적 위기 타개를 위해 10억 유로(미화 약 11억 5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EU는 또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아프간 주변국들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약 1억 9천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대부분의 지원은 유엔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일 대 일로 아프간에 직접 전달하는 것도 가능한데요. 하지만 백악관은 별도의 성명에서, 아프간에 대한 원조는 탈레반이 아닌 독립적인 국제기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인도적 지원 계획은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프간에 대한 새로운 지원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올 한 해에만 3억 3천만 달러 이상 아프간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아프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얼마나 심각한가요?

기자)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다시 장악하기 전에도 국가 재정의 75% 이상을 국제 사회 지원으로 운영해왔습니다. 하지만 탈레반 집권 이후 많은 나라와 국제기구들이 이런 지원을 중단하거나 자국 내 아프간 자산 동결 조처 등을 취하면서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인도주의적 위기도 함께 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 인구의 절반가량이 지금 인도적 지원과 보호가 절실하고요. 약 3분의 1은 긴급한 식량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정상들에게 아프간 위기는 아프간 만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빨리 행동하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탈레반 정부를 보는 G20 정상들의 입장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G20 정상들은 아프가니스탄 지원과 탈레반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것은 별개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날 회의를 주재한 드라기 총리는 인도적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탈레반을 개입시키지 않고는 지원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하지만 이것이 탈레반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미-캐나다 국경 출입국 통제소 앞 전광판에 '비필수 여행에는 폐쇄됐다'는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조만간 이웃 나라들에 국경을 개방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11월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들에게 자동차, 열차, 선박 등을 통한 국경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12일 성명을 내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정상적인 여행 재개 조처를 취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조처로 경제적 이익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꽤 오랫동안 육로를 통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코로나 발생 초기인 지난해 3월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역 등의 필수 목적이 아닌, 관광 같은 비필수적인 목적의 외국인은 국경을 통해 미국에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거의 1년 반 넘게 국경을 개방하지 않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은 합의하에 3개월 단위로 계속 이를 연장해왔는데요. 하지만 국경 폐쇄가 장기화하면서 캐나다, 멕시코는 미국에 국경 개방을 촉구하며 압력을 가해왔고요. 미국 내에서도 경제적 손실 등의 이유로 국경을 다시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육로로 입국할 때는 어떤 규정이 적용됩니까?

기자) 가족 방문이나 관광 등 비필수 목적으로 미국에 들어오는외국인은 반드시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합니다. 백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 사용을 승인한 백신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백신도 인정됩니다.

진행자) 미국과 WHO가 승인한 백신들이 다른가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사용을 승인한 백신은 현재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3종입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이들 3종 외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중국의 시노팜, 시노백 백신도 인정하고 있는데요. 특히 캐나다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널리 접종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통상 등의 목적으로 그동안 입국이 허용됐던 사람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내년 1월부터는 이들에게도 의무적으로 백신 접종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런 순차적 접근은 트럭 운전자 같은 필수 여행자들이 백신 접종을 완료할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고, 새로운 시스템의 원활한 전환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항공편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사람들은 탑승 전, 코로나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럼 육로 입국자들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것을 입증하면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지난달 항공 입국자들에 대한 새로운 규정도 발표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영국, 중국과 인도 등 30여 개국에 대해 항공편 입국을 제한해왔는데요.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출발 전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 한해 출발 국가와 관계없이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시 사이공 항구에 모여있는 컨테이너들.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했군요?

기자) 네. IMF는 12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5.9%로 전망했습니다. IMF는 3개월마다 세계 경제 성장을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데요. 지난 보고서는 7월에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지난 전망치와는 얼마나 차이가 났습니까?

기자) 네. 지난 보고서는 6% 성장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1%P 하향 조정한 겁니다.

진행자) IMF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IMF는 그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화물 공급망 차질, 그리고 저소득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진행자) IMF 지적대로 미국, 영국 등 많은 선진국에서 화물 공급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한 탓에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 화물 공급 체계에 심각한 적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나온 사진에 미국 롱비치항 앞바다에 많은 선박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 나오는데요. 화물을 하역하고 내리고 이걸 목적지에 실어나를 사람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진행자) 반면 저소득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코로나 상황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많은 저소득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정상적인 경제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가별로는 경제성장 전망치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1%P 나 떨어져서 6% 성장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캐나다가 0.6%P, 그리고 스페인과 독일이 0.5%P 하향 조정됐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한국은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네. 중국은 8.0%로 0.1%P 하향 조정됐고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3%로 7월 전망치와 같았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 경제 회복도 중요한 문제인데요. 경제 회복세는 어떨 것으로 전망됩니까?

기자) 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편차가 있을 것으로 IMF는 전망했습니다. 선진국 경제는 2024년에 가면 코로나 상황 이전 수준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 경제는 코로나 상황 이전 수준을 5.5% 하회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IMF는 중요한 요인으로 백신에 대한 접근성과 정부 정책을 꼽았습니다. 선진국들의 경우 백신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건데요. 반면, 개발도상국들을 그러지 못하다고 IMF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로이터'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