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해산 31일 총선...미 '예루살렘 영사관 재개설 계획' 확인

기시다 후미오(가운데) 일본 총리가 14일 도쿄 의사당에서 중의원 해산 선언 뒤 각료들과 만세를 외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일본이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돌입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을 다시 열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에너지 위기에 대응해 천연가스를 공동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일본으로 가봅니다. 일본 의회의 하원 격인 중의원이 해산됐군요?

기자) 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오전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중의원 해산을 의결했습니다. 이어 오후에 소집된 중의원 본회의에서 중의원 해산이 정식 선언됐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중의원을 해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총리 정부가 지난 4일 출범했으니까, 불과 열흘 만입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들어선 일본 정부 가운데 출범 시점 기준으로는 가장 빠른 해산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중의원 해산에 이어 이제 일본은 총선을 치르게 됐는데, 총선 날짜가 언제죠?

기자) 31일입니다. 이로써 기시다 내각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돼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데요. 중의원을 해산한 지 17일 만에 총선을 치르는 것도 역대급입니다.

진행자) 그럼 총선을 준비할 시간이 보름 남짓 남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당초 일본에서는 중의원 해산 후, 11월 7일이나 14일 총선을 치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취임하면서 이달 말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었습니다.

진행자) 총선 준비 시간이 별로 넉넉하지 않은데, 날짜를 당긴 이유가 뭘까요?

기자) 통상 내각 출범 후에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지지율이 오르는 편인데요. 이런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자유민주당’, 즉 자민당의 총재로서 진두지휘하는 첫 총선인데, 현재 일본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사히 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약 47%로 나타났고요. 일본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3%로 한참 뒤져있습니다. 다른 주요 언론사들의 여론 조사 결과도 비슷한데요. 특히 기시다 총리는 취임 직후보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선거란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거지만, 일단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자민당이 월등히 앞서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민당은 지난 2012년 12월에 있었던 총선을 포함해 3번의 총선에서 그동안 모두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한 바 있는데요.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이 이번에도 단독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일본 중의원 의석이 총 몇 석이죠?

기자) 전체 465석입니다. 해산 전의 중의원에서 자민당은 276석을 차지하며 넉넉히 과반을 넘겼고요.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29석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스가 정부 말기 내각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지면서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공명당 의석을 포함한 과반 의석 확보가 목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내세우는 공약은 뭔가요?

기자) 자민당이 12일 발표한 공약은 크게 8개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가장 큰 국내 현안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경제 회복입니다. 전임 스가 총리는 부실한 코로나 대응으로 지지율이 급추락했는데요.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은 올해 말까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공급을 비롯해 적극적인 코로나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제 부분에 있어 기시다 총리는 생산과 재분배에 집중하는 이른바 ‘신자본주의’ 실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교 분야 공약도 볼까요?

기자) 자민당은 외교 분야 공약으로 미국과 일본 동맹을 기반으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관계 강화를 촉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호주, 인도, 유럽 등과의 협력을 강조했고요. 한국에 대해서는 일본의 주권과 역사, 영유권 등의 문제에 있어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상회담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본인 납치 피해자 송환을 요구하고, 국제 사회와 협력해 북한이 핵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압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방위 분야도 짚어보죠.

기자) 네. 자민당은 국방 예산을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일본은 지난 1976년,GDP 대비 1% 이내로 방위비를 편성한다는 방침을 정한 이래 대체로 이 수준을 유지해왔는데요. 방위비 예산을 대폭 증액하겠다는 자민당의 공약은 안보 위협 대응과 함께 최근 고조되고 있는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억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총선을 준비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이날(14일) 중의원 해산 후 기자들에게,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11일간의 취임 소감을 묻는 말에 “너무 바쁜 일정을 보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고 충족감을 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13일 워싱턴 청사에서 야이르 라피드(왼쪽) 이스라엘 외무장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예루살렘에 영사관을 다시 열 계획이라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3일,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을 다시 개설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5월에 말한 대로, 우리는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처의 일환으로 영사관 개설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영사관이 언제 폐쇄됐었죠?

기자)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입니다. 예루살렘 주재 미국 영사관은 과거, 팔레스타인과의 외교적 접촉을 하는 창구 역할을 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사관 폐쇄를 명령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왜 영사관 폐쇄 조처를 내린 건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는데요. 그러면서 영사관이 하던 역할과 기능도 대사관 관할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조처는 큰 파장을 일으켰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예루살렘은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특별한 지역으로 간주돼 왔고요. 역대 미국 정부도 이 기조를 유지해왔는데요. 하지만 친 이스라엘 정책을 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해 팔레스타인은 물론 중동권의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조 바이든 정부는 예루살렘에 다시 영사관을 개설하겠다는 계획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지난 5월,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대사관은 그대로 두고, 영사관을 복원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회복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미국이 예루살렘 영사관을 다시 개설하는 것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이날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동안 줄곧, 영사관 재개설은 나쁜 구상이라며 반대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날 블링컨 장관과 이스라엘 외무장관의 회동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 그리고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 간의 3자 회담이 국무부 청사에서 있었습니다. 3국 외무장관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중동권 국가들의 관계 회복을 위한 ‘아브라함 협정’ 확장 방안과 이란 핵 복원 협상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주목할 만한 발언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과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 양국은 이란이 계속 핵 합의 이행을 거부할 경우에 대비해 ‘다른 방안(other options)’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방안이라는 게 뭘까요?

기자) 두 장관은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제재 강화부터 군사적 행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외교적 수단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유럽 최대 에너지기업의 하나인 독일 'RWE' 천연 가스 전력 시설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천연가스 공동 구매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EU 집행위의 카드리 심손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이 13일 에너지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이 가운데 천연가스 공동 구매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천연가스를 EU 차원에서 구매하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천연가스 가격이 많이 올라서 EU 차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천연가스 도매가격은 지난 1월 이래 250%나 상승했습니다.

진행자) 가스 가격이 이렇게 많이 오른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가장 눈에 띄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EU가 특히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많이 수입하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가스 수출량을 조절한다고 비난해 왔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독일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개통을 승인받기 위해서 일부러 가스 판매를 줄인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결국 EU 차원에서 가스를 구매하자는 말이 나온 것이로군요?

기자) 네. 공동 구매로 전략적으로 가스를 비축하자는 겁니다. 이 방안은 스페인이 제안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방안이 확정되면 EU 회원국은 모두 공동 구매에 참여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백신 공동 구매같이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겁니다.

진행자) EU 집행위가 13일 천연가스 공동 구매 외에 또 어떤 방안을 제시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EU 집행위는 개별국 차원 조처로 취약한 가정에 긴급 지원금 지급, 기업체에 국가 보조금 제공, 선별적인 세금감면 등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각 회원국이 천연가스를 쓰는 가구들과 사업체들을 직접 지원하자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드리 심손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필요하면 에너지 요금 지급을 미뤄주고, 요금을 못내 가스가 끊기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각 회원국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EU의 천연가스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13일 한 행사에 나와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EU를 덮친 에너지 위기를 완화하는 것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