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12년 운영 북한 풍자 계정 정지시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 로고.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 트위터가 북한 풍자로 인기를 끌어 온 계정을 정지시켰습니다. 개인이나 단체 등을 사칭하는 것은 트위터 운영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 트위터가 북한 풍자 계정인 ‘DPRK 뉴스 서비스’ 계정을 정지시켰습니다.

‘DPRK 뉴스 서비스’ 운영자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DPRK 뉴스 서비스’가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하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계정이 2009년 만들어졌다며, 트위터 측이 이날 자신의 계정이 트위터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풍자’에 ‘풍자’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을 것이라며,그렇게 하는 것은 요점이 없고 유머를 빼앗아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운영자는 계정 정지 이유가 명시된 트위터 측의 안내문도 함께 올렸습니다.

트위터 측은 안내문에서 해당 계정이 잠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계정이 ‘사칭’(impersonation)에 대한 자신들의 운영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오도하거나 혼동시키며 현혹하기 위한 의도로 개인이나 단체, 조직을 사칭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풍자나 뉴스 피드, 논평 혹은 팬 계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트위터의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위터는 사칭을 자신들의 운영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혼란을 야기하거나 기만적으로 다른 사람, 브랜드 또는 단체를 사칭하는 트위터 계정은 트위터의 사칭 관련 정책에 따라 영구 정지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DPRK 뉴스 서비스’는 계정 정지 당시 팔로워가 38만 5천 명이 넘었습니다.

2009년 변호사와 자료 분석가로 활동하는 미국인 남성 두 명이 만든 ‘DPRK 뉴스 서비스’는 프로필 사진에 북한 인공기를, 배경 화면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 장성들에 둘러싸여 있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또 자신들을 소개하는 글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식 뉴스 피드’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 계정은 북한 관련 소식을 짤막한 글 한 줄과 그림으로 풍자하면서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예를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인물로 뽑혔다,홍수를 멈추기 위해 김 위원장이 전화로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는 식의 내용입니다.

또한 2020년에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 도중, 한 쪽 손으로 물컵을 들지 못해 양 손으로 잔을 받치는 모습이 나온 뒤, ‘김정은 최도지도자는 물잔을 한 손으로 든다’는 한 줄의 글과 함께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샴페인 잔을 드는 모습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운영자들은 앞서 지난 2016년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DPRK 뉴스 서비스’가 단순히 사람들에게 재미만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을 풍자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비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계정이 트위터로부터 계정 정지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온 지 10여 시간 만에 트위터 측의 결정을 비난하는 댓글이 1천 300여 개가 올라왔습니다.

트위터가 또 다시 실수를 했다는 내용부터 여전히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는 우리도 문제라는 글까지 다양했습니다.

한편‘DPRK 뉴스 서비스’가 만들어진 지 12년 만에 사칭 관련 운영 원칙 위반으로 계정 정지 결정을 내린 특별한 이유를 묻는VOA의 서면질의에 21일 오후 4시 현재 트위터 측은 아무런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