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NGO "지난해 북한 자연재해 노출 세계 2번째 심각"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8월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홍수 피해 상황을 공개했다.

북한은 전 세계 176개국 가운데 자연재해에 노출되는 정도가 두 번째로 심각하다고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가 밝혔습니다. 민주주의 지수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위월드’가 10일 공개한 ‘위월드 인덱스 2021’에 따르면 자연재해 발생 시 북한 주민의 62.94%가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월드'는 벨기에 루뱅대학 부설 재난역학연구센터(EM-DAP)의 2021년 조사를 인용해 북한이 조사 대상 176개 나라 가운데 두 번째로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보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전체 67%가 피해를 입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월드는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등지의 취약계층 700만 명을 대상으로 인도적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민간단체입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북한은 민주주의 수준에서도 165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의 민주주의 지수는 10점 만점에 1.08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며, 최하위 5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해당 5개국에는 1.13점을 받은 콩고민주공화국과 1.32점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시리아와 차드 등이 포함됐습니다.

민주주의 지수는 시민의 기본적 권리와 선거권 등 정치, 문화 전반에 걸친 시민참여도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것입니다.

북한은 또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마니아, 태국, 베트남 등과 함께 공동 166위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여성 장관급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전체 장관의 58.82%가 여성인 니카라과였으며,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스웨덴 등이 57%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청소년 출산율 부문에서는 176개 나라 가운데 북한이 0.28명, 한국이 1.26명으로 가장 낮은 나라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위월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을 신종 코로나 현황 등의 자료 부족으로 통계를 내지 못한 4개국에 포함시켰습니다.

북한과 함께 ‘위월드 인덱스’ 순위에 오르지 못한 나라는 필리핀 동쪽 서태평양에 위치한 미크로네시아 연방공화국과 소말리아, 솔로만 제도 등입니다.

보고서가 지적한 북한의 정보 부족 분야는 코로나 여파에 따른 물가상승률과 개인 인터넷 사용률, 성차별 지표, 문맹률 등이었습니다.

‘위월드 인덱스’는 2015년부터 170여 개국의 사회와 정치, 환경, 여성과 어린이 보건, 정보 유입 등 다양한 분야의 점수를 매겨 통계를 발표해 오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통계는 유엔 기구와 세계은행, 국제의회연맹 등의 자료 등을 토대로 작성됩니다.

북한은 보고서 발표가 시작된 2015년 ‘위월드 인덱스’ 조사 대상국 176개 가운데 10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순위는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2015년 42위에서 2020년 37위로 정치와 환경, 여성과 어린이 보건 등 전체적으로 5단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미국은 처음 19위를 기록했다가 지난해에는 34위로 15단계 악화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로 전 세계 1억 1천 900만 명에서 1억 2천 400만 명이 극심한 빈곤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2억 5천 500만 명으로 2007년부터 2009년 경제 위기 당시보다 4배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위월드’는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로 보건과 사회경제 위기가 초래됐다며, 2030년까지 빈곤과 기아 퇴치 등 유엔의 ‘2030 지속 가능 개발 어젠다’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의 유엔 목표 달성을 위한 공공정책과 성별, 세대별 접근방식을 시급히 채택해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