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튼브링크 차관보 "공은 북한에 있어... 종전선언, 한국과 긴밀히 협의 중"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오른쪽 2번째)가 지난 11일 정대진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와 회담했다. 사진: 주한미국대사관 / Twitter.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미국이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을 했으며, 북한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긴밀하고 생산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2일 미국의 대화 제안에 대한 북한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서울 방문 중 이날 미국대사관저에서 가진 한국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 “We think the ball is in Pyongyang’s court. We have indicated our willingness again to engage without preconditions... We’re awaiting a response from N Korea as well.”

이어 “우리는 공은 북한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관여하려는 의사를 밝혔고, 북한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 특히 북한이 최근 지속하고 있는 (미사일) 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 결의와 이에 따른 다양한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말하자면 가장 중요하게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방금 설명한 포괄적인 접근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 방문 당시 밝혔듯이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파트너이자 동맹국으로서 한국이 제시하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언제나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에 백신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서도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의사가 있고, 이를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대화 재개를 위해 적대시 정책 중단과 미-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는 질문에 “미-한 연합훈련은 오래 지속돼 온 것으로 순수하게 방어적인 성격이며, 한반도와 그 외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와 관련해서는 “지역 내 많은 우방국 등 입장을 같이하는 나라들이 협력망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점점 더 협력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많은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한국과 보건, 기술, 경제 등 분야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증진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내년 3월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를 만난 데 대해 “두 대선주자에게 동맹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약속을 전달할 기회를 갖고자 했다”며 “개인적으로 두 후보가 동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밝힌 데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경제 강압 시도 우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취임 후 첫 해외출장으로 서울을 방문한 것은 “미국이 세계적으로, 인도태평양에서 조약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분명하고 틀림없는 신호를 보내기 위함”이라며 방한 중 역내 문제와 경제안보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경제안보와 관련해 “역내에서 다양한 나라들에 경제적 강압을 사용하려는 중국의 여러 시도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 “We do have concerns about various Chinese efforts to use economic coercion against various countries across the region.”

또 “미국은 우리 모두의 안보와 번영에 수 십 년 동안 기여해온 규칙 기반의 질서를 지지하는 것이 이 지역에서 최우선 관심사임을 분명히 해 왔다”며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이런 가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교란에도 잘 견딜 수 있는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우리 모두가 핵심 공급망을 한 나라 또는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공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의 번영은 전적으로 서로 얽혀 있으며, 미국의 성공이 한국의 성공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며, 두 나라가 상대방의 성공에 투자했고 이런 유대 관계는 심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10일 서울에 도착한 뒤 한국의 외교, 통상 당국자들을 만났습니다.

11일에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만났습니다.

12일에는 제1야당인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를 만났습니다.

지난 9월 23일 상원 인준을 받고 업무를 시작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선임보좌관과 중국 부대사, 베트남 대사를 지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