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풍계리 ‘유지관리’에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전념”…한국 군 “관련 활동 확인”

지난 2018년 5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와 부속 시설 등을 폭파하면서 외국 기자들에게 현장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유지관리 동향이 포착됐다는 VOA 보도와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풍계리 핵실험장 내 유지 활동이 식별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모종의 활동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더불어 대북 외교를 지속하겠다는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5일 북한이 영구 폐기했다고 주장한 풍계리 핵실험을 계속 관리 중이라는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의 분석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우리는 그 보도들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남아있다”고 답했습니다.

[대변인실 관계자] “We are aware of the reports. Our goal remains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Our policy calls for a calibrated, practical approach that is open to and will explore diplomacy with the DPRK to make tangible progress that increases the security of the United States, our allies, and our deployed forces.”

그러면서 “우리의 정책은 미국과 우리의 동맹, 해외 미군의 안보를 증진하는 가시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이를 모색하는 잘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23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차량 통행과 제설 작업 동향이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을 “단순한 모니터링 이상”으로 해석하면서 “최근까지도 건물 입구에 눈을 치운 흔적이 보이고 지붕에 있던 눈이 녹은 것을 볼 때 상당수 건물이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오른쪽)이 지난 2007년 6월 UN 핵 사찰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미국, 한국과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그해 5월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공개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영구 폐기됐다고 주장했고, 이어진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내용을 미국 측에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잠정 중단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핵실험을 비롯한 중대도발 가능성과 함께 풍계리 핵실험장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25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의 분석과 대체로 일치하는 관측 결과를 내놨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한국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 일부 관리시설 유지복구 인원이 식별되고 있다”면서 미한 정보 당국이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갱도 관리시설 인원이 식별되지 않고 있고, 갱도 복구 활동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핵실험장 복구와 관련된 구체적인 움직임은 현재 없는 상태라고 확인했습니다.

앞서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도 “작년과 올해 현장에서 대규모 굴착 공사는 없었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결심한다면 “이미 무너진 갱도 입구를 재건하는 대신 새로운 입구를 뚫어 훼손되지 않은 갱도로 연결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