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자문기구 “북중 간 ‘깊은 불신’ 여전…미중 ‘북한 비핵화’ 협력 어려울 것”

지난 2018년 6월 베이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했다.

북중관계의 상호 불신과 갈등이 여전하다는 미국 의회 자문기구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대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중국과 미국 간 ‘비핵화 협력’은 어렵지만, 북중 간 균열이 미국에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중 협력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위원회는 24일 ‘중국-북한 전략적 균열: 배경과 대미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북한의 외교정책 결정에 대한 지렛대를 잃을 의사가 없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중 협력은 계속 제약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1949년 건국 이래 작은 이웃 나라인 북한의 대내외 문제에 간섭하는 제국주의적 전통을 이어가려고 시도해왔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중국은 2018년부터 대북 영향력을 유지하고 북한이 궤도를 벗어나는 시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해왔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과 유엔 대북제재 위반을 통한 중국의 대북 압박 캠페인 약화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 한국과의 협상에서 자국의 이익이 북한으로 인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었고, 이런 우려는 2018년과 2019년 미북 정상회담으로 인해 다시 증폭됐다는 것입니다.

이어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학자들은 북한이 중국을 희생시키면서 미국과 제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계속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위원회의 이번 보고서는 북중 관계에 대해 “양국 간 조약 동맹과 긴밀한 경제 관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두 나라 사이에는 상호 불신과 원망, 심지어는 반감까지 존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종속적인 역할을 거부하고 중국의 영향력에 대항하는 조치를 해 왔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과 북한은 2018년부터 미국과의 개별 협상에서 지렛대를 갖고 외교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각각 서로의 관계를 이용하려고 시도하는 등 북중 관계의 이면에는 ‘전략적 균열’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중국 간 깊은 불신은 여전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북한이 2020년 초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고 지난해 8월에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공급 제안도 거부한 점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코로나 대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했지만, 양국 간 공식 외교.경제적 접촉은 여전히 제한됐다며 두 나라 관계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중 긴장은 중국의 외교가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직면한 광범위한 도전을 반영한다”며 “중국은 북한이 중국을 배제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저해할 수 있는 미국과의 협상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국과 북한의 균열은 미국의 외교에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남북 국경 비무장화를 위한 절제된 진전은 한반도를 안정화하고 동북아시아에서 (기존과) 유사한 미국의 영향력을 양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북-중 긴장 상태를 인식하고 역내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춰 이뤄지는 미국의 창의적인 외교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오랜 기간 지속한 역내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