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더 많은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서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미 국방 정보당국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미국이 마약 범죄에 연루된 전 온두라스 대통령의 인도를 요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병력 철수를 또 발표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가 16일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종료하고 남부 군관구 소속 군인들이 원래 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탱크와 장갑차, 자주포 등 군사 장비를 실은 열차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공개했는데요. 러시아는 지난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점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이틀째 병력 철수를 발표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15일)에도 남부 군관구와 서부 군관구 소속 일부 부대가 훈련을 마치고 원주둔지로 복귀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하고, 마찬가지로 동영상도 함께 공개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병력 철수, 확인된 사실입니까?
기자)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16일, 현재까지 어떠한 긴장 완화 조짐도 보지 못했으며, 반대로 러시아가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ABC 방송은 전날(15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히려 일부 병력은 우크라이나 근처로 더 전진 배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도 러시아의 병력 철수 주장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15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또다시 대국민 연설에 나섰는데요.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곧바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철수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침공이 일어나면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2차 세계대전과는 달리 러시아의 침공은 아무런 명분도 근거도 없이 러시아가 선택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과 동맹은 굳건하며, 강력한 제재와 수출 통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지금 자국의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위협이 아니며, 러시아 국민의 안정을 해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에 미국과 나토의 미사일이 배치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토와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 안보 환경 구축을 위한 새로운 군비 통제 등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15일, 숄츠 독일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유럽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그래서 대화할 뜻이 있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이 곧 가동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노르트스트림 2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해저 가스관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과 러시아를 직접 연결하는 1천200km 길이의 천연가스관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가 고조되면서, 미국은 노르트스트림 2를 러시아를 압박할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 통화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5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블링컨 장관은 외교적 해법을 계속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지난달 러시아에 전달한 제안에 대한 러시아의 서면 답변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른바 러시아의 ‘안전 보장안’에 대한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나토는 지난달 26일, 러시아 측이 요구한 안전 보장안에 대한 답변을 각각 서면으로 전달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의 답변에 실망감을 나타내면서도, 꼼꼼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제 러시아가 그에 대한 답변을 문서로 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1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제안에 담긴 안보와 관련해 협의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라브로프 장관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공격적인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러시아 침공일로 지목됐던 16일을 맞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부르며 단합을 나타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평소와 같은 날일 뿐이라며, 국기를 게양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부, 외무부, 문화부 등 정부 부처 사이트, 그리고 은행 두 곳 등 적어도 10개 사이트가 사이버 공격으로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직접적으로 러시아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기관들은 러시아 소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 내 테러 조직 활동에 관한 미국 정부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 감찰관실이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지역을 관장하는 미 중부사령부와 국방정보국(DIA) 등의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보고서에는 지난해 8월 미군이 전면 철수한 후, 지난 6개월 동안 아프간에서 부상하고 있는 잠재적 위협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좀 짚어 주시죠.
기자) 네. 보고서는 극단주의 테러조직 IS와 알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연합군이 철수한 후 아프가니스탄이 다시 테러 분자들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이들 테러조직이 아프간을 발판 삼아 서방을 공격할 단계는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이들 테러 세력의 급부상을 강력히 경고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아프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IS 연계 세력 ‘IS-호라산’이 적어도 6개월 안에 서방과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출 수 있을 거라고 경고해왔습니다. 또 알카에다도 1년 안에는 그런 역량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적어도 지금은 그 수준은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테러조직은 여전히 외부를 향한 공격 의도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두 조직의 우선순위는 다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다른지 들어볼까요?
기자) 네. 미 국방정보국(DIA)은 IS-호라산의 경우, 아프가니스탄 국내 공격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 사례로, 탈레반 검문소에 대한 공격과 지난해 11월 카불 소재 군 병원에 대한 테러 공격 등을 들었습니다. 국방정보국은 또, IS-호라산이 소외 계층 규합에 반탈레반 정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IS-호라산의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정보 당국에 따르면 미군 철수 이후 거의 2배로 커져 약 4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주로 아프간 동부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탈레반 정권은 IS-호라산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고 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알카에다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렸습니까?
기자) 네.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역사적으로 오랜 유대 관계를 맺어왔는데요. 하지만 현 탈레반 정권은 알카에다 인사들이 과도 정부의 핵심부에 합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알카에다의 미국 공격을 방지하고, 국제사회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알카에다는 지난 2001년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을 감행해 아프간 전쟁의 발단이 된 조직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이 마약 범죄에 연루된 온두라스 전 대통령의 인도를 요구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14일 온두라스 정부에 마약 범죄 연루 혐의를 받는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체포해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는데요. 바로 다음 날인 15일, 온두라스 경찰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마약 범죄에 연루됐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입니까?
기자) 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국 뉴욕 검찰은 과거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마약 유통에 관여했고 마약 자금으로 정치적인 영향력을 키웠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어디에서 체포됐습니까?
기자) 수도 테구시갈파에 있는 자택에 머물고 있다가 체포됐습니다. 미국의 인도 요청 후 온두라스 군사 경찰과 일반 경찰 등 100여 명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자택을 에워싸고 대기했고요.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나오자 바로 체포를 단행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을 보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고 방탄조끼를 입고 있고요. 손발이 긴 줄로 결박된 모습으로 자택을 나왔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난 지 얼마 안 됐죠?
기자) 네, 지난달 27일 후임인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려줬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에 온두라스 대통령 자리에 오른 뒤 재선에 성공해 8년 동안 재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체포 요청에 대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이날(15일) 체포되기 전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이 상황에 직면하고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출두해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경찰 측에 알렸다고 전했습니다. 에르난데스 측 변호인은 그가 중미의회(Parlacen) 의원으로서 면책특권을 갖고 있기에 체포는 불법이라며, 온두라스 당국이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미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부패 인사 명단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명단은 지난해 미 정부가 불법 이민 문제 대책의 일환으로 중미 국가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리 수십 명이 포함됐는데요. 이 명단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올라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역시 마약 혐의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는 “믿을 만한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에르난데스는 부패·마약 밀매 행위를 저지르거나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리고 불법 행위와 관련된 돈을 정치 활동에 사용함으로써 상당한 부패에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동생도 마약 밀매 혐의로 미국에 인도돼 재판을 받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바로 미국으로 송환될까요?
기자) 언제가 될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AP 통신은 온두라스 변호사 마를론 두아르테 씨의 말을 인용해 법원에서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데 3개월 이상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