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S “한국 새 정부 출범, 미 의원들 ‘미한 관계’ 영향 증대 기회” 

지난 18일 서울에서 한국 선관위 관계자들이 대통령 선거벽보를 게시하고 있다.

오는 5월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은 미국 의원들이 미-한 관계 현안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미 의회조사국이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정치적 시민적 권리 ’에 대한 미 의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24일 갱신한 ‘미-한 관계’ 보고서에서 올해는 미 의원들이 미-한 관계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가 다양한 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한국 대사 지명으로 상원은 인준청문회를 통해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검토할 수 있고, 매년 3월 혹은 4월 열리는 군사위의 한반도 안보 점검 청문회를 통해 한반도 준비태세 등을 점검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한국이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오는 5월 한국의 새 정부 출범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미 의원들이 한국의 신임 대통령이나 새 정부와 조기에 접촉하는 것은 “대북 정책에 대한 다음 단계와 인도태평양 역내에 대한 접근법과 관련해 협력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과 일본과의 정상회담 등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로 한다면, 미 의원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 미-한 관계의 다양한 현안에 대한 견해를 표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이 미-한-일 3국 공조와 관련해 미 의원들이 한국과 일본에 양국 관계 개선을 독려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데도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는 2018년 이후 상당히 경색됐으며, 미 의회는 미-한-일 3국 공조 확대를 독려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한국과 일본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이밖에 국방수권법안(NDAA) 등 새 정부 예산안과 관련 청문회를 통해 의회는 미-한 관계, 특히 대북 공조와 동맹 현안에 대한 관여와 감독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미 의원들이 지난해와 올해 한국의 ‘정치적 시민적 권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추가돼 주목됩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민주적 전환과 공고화 과정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깊이에 대한 의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의 공약이 조건부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누가 청와대의 주인이 되느냐에 정치적 협력자들과 그 반대세력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한국의 보수진영 대통령들은 행정부의 막강한 권한을 진보적인 정치적 반대파들을 겨냥한 수사에 이용했고, 진보 진영이 집권하는 동안에는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선택적 억압’의 역학관계가 종종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소위 ‘대북전단금지법’ 시행 등 현 정부의 대북 관여 정책에 반하는 활동이나 발언 등 표현의 자유를 선택적으로 약화시키는 데 대통령의 힘을 이용해 국내 뿐 아니라 외국인 학자와 인권 기구들의 비판을 받은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신중하다’고 평가되는 한국의 대응이 러시아에 대한 “한국의 전략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절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거부권, 러시아와 북한과의 오랜 외교, 정치적 관계는 러시아가 북한 관련 움직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이 산업화 경제와 군사력에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르면서 미 의원들은 한국 정부와 기업, 단체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특히 중국 문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 관리들은 일반적으로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국의 행동에 반대를 제기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 정부의 이런 태도가 한국 여론의 반중 정서 고조로 인해 바뀔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