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구기금 “북한 합계 출산율 1.9명…인구 유지 필요 수준 보다 낮아”

북한 평양의 산부인과 병원.

북한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도 북한 여성의 합계 출산율이 인구 유지에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고,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도 유엔이 정한 고령화 사회 기준을 훌쩍 넘겼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30일 공개한 ‘2022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서 북한의 합계 출산율은 1.9명으로 나타났습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북한의 경우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북한의 합계 출산율은 전 세계 198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63번째로 낮았습니다.

세계 평균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은 각각 2.4명과 2.1명이었습니다.

합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6.6명을 기록한 니제르, 가장 낮은 곳은 1.1명의 한국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69세로 세계 평균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 71세보다 2년 짧았습니다.

북한 여성은 76세로 세계 평균과는 동일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 75세보다는 1년 길었습니다.

북한 남성과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한국과 비교해서는 각각 11년과 10년 짧았습니다.

2022년 북한 전체 인구는 지난해 조사 때보다 10만 명 증가한 2천 60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이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유엔이 지정한 고령화 사회 기준 7%보다 3%p 높은 것이고, 전년도 9.4% 보다 0.6%p 증가한 것입니다.

한편 올해 세계 총 인구는 79억 5천 40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7천 900만 명 증가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Seeing the Unseen)는 제목의 올해 보고서는 여성의 인권 등을 주제로 다뤘는데, 전 세계 임신부 가운데 절반 정도가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권 위기가 악화하는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매년 1억 2천여만 명, 매일 33만 명이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쟁으로 성폭력이 늘고 피임 기구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5세에서 49세 북한 여성의 피임 실천율은 74%, 현대적 방법의 피임 실천율은 71%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15세에서 19세 북한 여성 1천명 당 출산율은 1명으로 한국과 같이 전 세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