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협력 가능성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대북 압박 의지가 없으며 오히려 자국 이익을 위해 대북 제재 회피의 조력자 역할을 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중 갈등 속 북한 정권의 미사일 시험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의원들 사이에서 중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의 협력을 기대하는 것은 장밋빛 희망에 불과하며 중국은 오히려 대북 제재를 방해하는 조력자란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겁니다.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은 최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미국이 북한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에 자금을 대는 돈줄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 강화에 노력해왔지만,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는 중국 때문에 제재에 끊임없이 구멍이 생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크리스 밴 홀런 / 상원의원 (민주당)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 핵 프로그램,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약하는 데 대한 중국의 대북 압박이 완화되는 것을 우리가 보는 게 아닙니까?”
민주당의 딘 필립스 하원의원도 최근 북한 정권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 조치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중국의 협력 없는 대북 제재 조치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갈등 속에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선 중국과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의원들은 그런 기대가 현실적인지 또는 어떤 수준까지 중국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관해 근본적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아예 북 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최근 ‘워싱턴포스트’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국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비핵화보다) 북한의 불안정성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중국은 북한 주민들이 대거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이 중국과 국경을 바로 맞대는 상황 때문에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으며, 중국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실용적인 지정학적 입장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북 핵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기조를 바꿀 확실한 대안이 딱히 없기 때문에 중국에 대북 제재 이행을 더 강하게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맥카울 의원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돕는 네트워크와 북한 정권에 ‘최대 압박’을 가해 ‘의미 있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도 북한 정권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에 대한 유엔의 추가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계속 촉구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