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수미 테리 국장] “바이든-윤석열, 대외문제 같은 관점…미한동맹 강화 역사적 기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미한동맹 현안과 북한 등 한반도 문제 해법을 담은 미국과 한국 전문가 20명의 정책 제언 보고서가 최근 발간됐습니다. 보고서를 기획한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 대응 등 대외 정책에서 비슷한 관점을 갖고 있다며, 미한동맹이 어느때보다 강력해질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맞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이번 보고서가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준비에 있어 좋은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오세아니아 담당 국장, 국가정보위원회(NIC) 동아시아 담당관을 지냈으며 최근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에 임명된 수미 테리 박사를 조상진 기자가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국장님 주도 아래 미국과 한국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하는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미한 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20명이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인데요. 이번 정책 제안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

테리 국장) 작년 8월, 2021년 여름에 처음으로 기획했습니다. 저는 한국의 새 대통령을 위한 ‘브리핑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아프가니스탄 철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다른 문제들로 인해 주의가 분산됐습니다. 저는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과 한국 정부가 전면적으로 마주해야 할 핵심 문제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이런 종류의 정책 제안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양국 정부가 성공적인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책 제안 보고서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기자) 이번 제안에 참여한 20명의 전문가 면면을 살펴보면 미한 양국의 전직 관료부터 분야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를 선택하신 기준과 이유는 무엇입니까?

테리 국장) 저는 미국과 한국 전문가 모두의 제안이 담기기를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미한 양측의 입장을 대표하는 것이 중요하고, 특히 이번처럼 국가 정책을 다루는 큰 이슈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시각과 한국의 시각 모두를 통해 점검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부분의 주요 문제에서 한국 전문가와 미국 전문가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전문가를 선정한 기준은 정부에서 관련 업무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과 정부 경험이 없더라도 정책 관련 경험이 있는 학계 또는 싱크탱크에 있는 인사 중 가능한 한 깊은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최고의 전문가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실용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는 학자나 전문가를 원했습니다. 아울러 제안서가 너무 길지 않아 정책 입안자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초당파적인 관점으로 정책 제안을 하고 싶었고, 이 제안이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느껴지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이념적 스펙트럼의 양면을 대표하는 학자를 포함시켜 균형을 이루려 노력했습니다.

기자) 보고서 소개에서도 간략하게 언급됐습니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과 윤석열 새 정부 출범이 미한관계와 북한 문제 해결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테리 국장) 미한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확장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 앞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한동맹은 1950년에 시작되었고 미국과 한국은 강력한 파트너로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그래서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저는 미한 양국이 비로소 기회를 맞이했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중국 대응과 미한일 3자 관계, 한일 관계, 대미 정책 또는 북한과 같은 특정 문제에 관해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더 조율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서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좋은 ‘케미스트리’를 갖고 잘 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 두 사람은 이념적으로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도 진보이고 윤 대통령은 중도 보수입니다. 과거 미국과 한국의 정책은 수년간 매우 진보적인 한국 대통령과 미국의 매우 보수적인 대통령 사이에서 이견을 보였습니다. 때때로 양국은 이견을 보였지만 앞으로는 두 나라가 더 밀접하게 일치할 것입니다. 그래서 미한동맹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기자) 이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제안을 했습니다. 이 제안들 중 한국 정부가 특히 주목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테리 국장) 저는 한국이 민주주의를 증진하고 국제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의 중추 국가가 되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그 약속을 지키고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침략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는 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유럽과 아시아의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정책 제안은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 모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국 정부로부터 어떤 반응이 있었습니까?

테리 국장)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번 보고서가 매우 시의적절하다는 평가였습니다. 양국 정부 모두에게 이번 보고서를 전달했고, 관리들 중 일부는 직접 이번 제안서를 모두 읽었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기자) 이번 주 토요일에 미한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 보고서의 제안이 이번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테리 국장) 이 정책 제안 보고서가 양국 간 많은 현안을 다루는 데 좋은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무역과 기술, 원자력과 사이버를 포함한 19명의 저자와 12개의 주제가 망라돼 있습니다. 저는 이 모든 주제가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 사이에서 이뤄질 회담의 의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보고서가 며칠 안에 이뤄질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준비에 있어 좋은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수미 테리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으로부터 최근 미국과 한국 전문가 20명의 정책 제언 보고서를 발간한 배경과 의미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상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