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정상, 항공우주작전본부 첫 방문...동맹 굳건함 과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2일 윤석열(가운데 왼쪽) 한국 대통령과 함께 오산 미 공군기지에 있는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찾아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순방 마지막 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영공을 감시 통제하는 항공우주작전본부를 방문해 미한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을 동행 취재 중인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순방 마지막 일정을 안보와 비즈니스 외교로 마무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경기도 오산의 주한미군 공군기지 지하벙커에 있는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찾아 미한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며 장병들을 격려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의 활성화는 지난해 취임할 때 외교정책의 핵심 중 하나였다”며 윤 대통령에게 “한국 민주주의는 국민을 위해 봉사할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Revitalizing this alliance was one of my key foreign policy priorities when I took office last year. Mr. President, your country's democracy shows the power to be able to deliver for its people.”

이어 현장에 있는 미한 장병들에게 “우리 동맹은 한국전쟁의 공동의 희생을 통해 형성됐다”면서, 수십 년이 지난 후 여러분 덕분에 한국이 번영하는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Our alliance is formed through shared sacrifices of the Korean War and several decades later thanks to you the Republic of Korea is a strong thriving democracy,....”

현장에서 작전 통제를 지휘하는 미군 장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리가 여기서 하는 일을 설명할 가장 좋은 것은 대통령님의 명령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장병과 가족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여러분이 하는 것은 우리 조국과 우리의 동맹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동행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한미 간에 강력한 안보동맹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항공우주작전본부는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한미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핵심적인 장소이고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곳"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곳이 “이른바 3축 체계를 운용하는 중심이자 그 통제의 중심 기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군 지휘관인 서광무 대령은 두 정상에게 이곳의 두 나라 장병은 모두 “같이 갑시다”를 외친다며 항공우주작전본부가 미한 연합공군전력의 핵심 장소라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을 사용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과 북한의 위협에 맞선 대비 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산 기지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엄지척' 인사를 건네며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용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에 대한 투자 유치 발표 행사를 한 뒤 북한에 관해 짧게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핵실험 가능성에 관해 우려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북한이 하는 모든 일에 대비돼 있다"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에는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인 "헬로(Hello)"라고 말한 뒤 '끝(Period)'이라고 간단히 답했습니다.

이는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나의 친구"라며 자주 친근감을 표시했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분명히 다른 기조를 보여줍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김 위원장과 향후 만날지에 관한 질문에 "그가 진정성이 있고 진지한지에 달려있다"고 말했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자동차가 미국 남부 조지아주 사바나 인근에 55억 달러 상당의 전기차와 배터리셀 공장을 짓고 인공지능 등 관련 차량 개발에 추가로 5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것이란 발표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기차량은 우리의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위해 유익하다"며 이는 또한 "좋은 사업"이기도 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 외교 담당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아닌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을 지척에 두고 비즈니스 외교를 활발히 펼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의 배웅을 받으며 2박 3일의 한국 순방을 마치고 다음 순방지인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2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오산 공군기지에 배웅나온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