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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미한 정상회담, '대중국 견제 전략' 속 한국 지분 높여...글로벌 동맹으로 격상"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식 회담을 앞두고 환담하고 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식 회담을 앞두고 환담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출신 전직 관리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미한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견제 노력에 한국의 참여 지분을 높이려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기존 군사 동맹에서 기술과 공급망 분야를 포함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양국 동맹 수준을 격상시킨다는 건데요. 일본을 포함한 3각 공조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일 관계 회복에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21일 방송된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리 세이모어 전 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과 앤서니 루지에로 전 북한담당 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 모두 북한에 초점을 맞추는 전통적인 미한동맹 확인에 관심을 모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양국은 모두 동맹이 글로벌을 향한 초점으로 바뀌기를 원하죠. 여기서 말하는 글로벌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한국이 기후 변화나 공중 보건과 같은 세계적인 문제에서 더 큰 역할을 맡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한국을 더 통합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한일 관계 개선도 포함됩니다. 저는 그것이 윤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도전이 될 것으로 봅니다.

진행자) 루지에로 전 국장님도 그렇게 보십니까?

앤서니 루지에로 전 국장) 동의합니다. 윤 대통령은 10대 경제강국 위상에 걸맞게 한국을 국제무대에서 주도적인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역내 문제들이 그의 대통령 직무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봅니다. 앞서 언급된 북한과 중국 문제가 있고 또 일본과의 갈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해결이 되고 적어도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진행자) 전통적으로 미한동맹은 북한에 더 초점을 맞췄었는데요. 그런데 이제는 그 이상을 준비하는 것이죠?

루지에로 전 국장)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의 새 윤석열 정부가 그 이상을 바란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질문은 ‘내부(한반도)에 시급한 문제가 있을 때도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의 임기 첫해에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행자) 한국 윤석열 정부가 언급한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맹’이라는 용어가 새로운 것은 아니죠?

세이모어 전 조정관) 새롭지 않습니다. 이전에 사용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을 북한에 대한 안보동맹 이상으로 관여시키고 싶어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포괄적이라는 것은 기술 부문을 의미합니다. 이 부문은 공급망 안보와 중국에 대한 의존도 문제 그리고 경제적 사안들을 다룹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시아에 대한 접근 방식이 안보 문제에 국한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매우 큰 군사력을 갖췄지만 중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도전과 경제적 난제를 다뤄야 합니다. 중국은 매우 중요한 경제적 주체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은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더 넓은 접근법을 반영합니다.

진행자) 기술과 공급망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겠다는 의미인가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 그것이 주된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예의를 갖추길 원하죠. 따라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우리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하는 대신 공급망 보장을 이야기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논거는 미국의 아시아와 전 세계 동맹은 중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독재 체제이기 때문이죠. 중국은 타이완에 적대적 의도를 드러냈고 중국해에서도 군사적으로 공격적이었죠.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술적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우리는 반도체 칩 등에 대한 대체 공급망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역내 중국의 경제적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점점 정치적인 힘도 커지고 있는 건가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이 염려하는 2개의 큰 적은 아마도 러시아와 중국일 것입니다. 러시아의 위협은 주로 군사적 위협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규합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죠.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별로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석유와 가스 같은 자원을 제외하면 말이죠. 중국의 위협은 훨씬 더 복잡하고 훨씬 더 심각합니다. 중국 경제는 확대되고 발전했으며 사회기반시설이나 연구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안보만 내세우는 접근 방식은 중국의 도전에 맞서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슷한 우려는 트럼프 행정부 때도 있었죠?

루지에로 전 국장) 그렇습니다. 그때 시작된 일이죠. 바이든 행정부로 이어져 온 정책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이 경제적 강압 정책을 쓸 때 대응을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를 배치한 것과 같은 상황에서 말이죠. 당시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경제적 강압 방식을 썼습니다. 그들은 쿼드 내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그렇게 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한국 새 정부에 대해 퇴보적인 방식을 쓸 겁니다. 미국은 이에 대한 역할을 할 것이고 쿼드 내 다른 나라들은 한국의 대응을 도울 것입니다. 제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맞선 쿼드의 공중보건 계획입니다. 이것은 한국이 쿼드에 정식 가입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최소한 시작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말이죠.

진행자) 미국과 한국, 일본 간 3각 협력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과 달리 한일관계 회복 필요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했는데요. 가능한 일입니까?

루지에로 전 국장) 한국과 일본 모두 (관계 회복을 언급하는 등) 옳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쪽은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좀 더 유리합니다. 결정을 내려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옳은 말을 하고 옳은 일을 하다가 갑자기 무슨 일이 벌어지면서 관계가 틀어진다는 것을 말이죠. 이것은 미국이 도울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의 문제라는 것을 알지만 미국은 오늘 우리가 짚은 내용들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양자관계보다 더 중요한 내용들을 말이죠. 중국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런 점이 부각되길 바랍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과거 역사 문제가 불거지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 윤 대통령도, 일본의 기시다 총리도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두 정상 모두 여론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죠. 그 여론은 서로를 불신하고 또 적대적입니다. 따라서 두 정상이 각각 자국을 얼마나 멀리까지 움직일 수 있을지는 실질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은 분명히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 될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에서 발생한 도전적 상황에 대응하며 유럽 동맹들을 하나로 묶는 데 성공한 것에 기반해 똑같은 논리로 중국의 도전에 함께 맞서기 위해 연대하자고 독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이번 미한 정상회담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김정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추세에도 현재 상황에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스스로 변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는 미사일 시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원한다면 핵무기도 실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안보리의 대북 결의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바이든의 제재는 그런 위협을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도, 적절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무기 프로그램에 들어갈 돈을 벌지 않도록 또 자원이 투입되지 않도록 제재를 이행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과 앤서니 루지에로 전 국장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미한 정상회담…‘글로벌 동맹’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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