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원들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환영하면서도 관세 철폐와 같은 시장접근 분야를 추가하는 방안과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은 IPEF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중국을 배척하진 않겠다면서, 중국 견제 목적의 협의체와 중국의 반발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한 다자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출범은 역내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의원들은 특히 IPEF가 역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민주당의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아미 베라 하원 외교위 아태 소위원장은 지난 24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IPEF 출범은 “역내 경제 어젠다를 만드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은 규범을 설정하는 테이블에서 빠져 있었고, 중국은 미국의 부재를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역내 규칙을 정의하려고 시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과 상무위원장인 마리아 캔트웰 의원은 지난 19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IPEF 출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국의 역내 약탈적 투자는 정말로 극도로 우려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3일 공식 출범한 미국 주도의 IPEF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7개국 등 총 13개국이 참여했습니다.
IPEF는 공정 무역과 공급망, 청정에너지, 그리고 과세와 반부패 등 4개 과제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IPEF 출범으로 미중 간 긴장이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IPEF 참여국인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의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3일 IPEF 참여와 관련해 “중국이 이 과정에서 배척되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 지역 전체의 상생, 공영을 위해서 중국과도 긴밀하게 소통해 가면서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익과 원칙에 따라서 중국과 앞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 양당 모두에서는 IPEF가 중국 견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IPEF를 구속력 있고 시장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IPEF는 현재 구속력이 없는 데다 통상 협상에서 일반적으로 다뤄지는 관세 인하나 관세 철폐 등을 통해 시장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조항이 배제됐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의 리시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캔트웰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행정부는 IPEF 내 추가 시장 접근을 추구하는 것을 거절해선 안 된다”며 “강력한 무역 협정은 인도태평양 역내 경제 협력의 근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의미 있는 시장 접근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들은 국제 무역에 관한 시장 규칙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 미국을 지원하는 데 덜 협조적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주일 대사를 지낸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더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해거티 의원은 최근 상원 본회의장 연설에서 IPEF와 관련해 “미국이 해야 할 다음 단계는 IPEF의 데이터 조항을 특정 분야의 개별적 자유무역협정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에 부과된 관세를 유지한 것은 “옳았다”며 대중 관세는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무역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지렛대로서 미국 입장에서는 중요한 도구이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계속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IPEF가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해거티 의원과 공화당의 존 코닌 상원의원, 민주당의 벤 카딘 상원의원은 최근 일본 ‘교도통신’에 올린 공동 기고문에서 IPEF 출범은 “역내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으로 가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긍정적인 단계”라면서도 “그러나 의회의 승인과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조항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