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기지서 F-35A 민간위성에 포착…“전투기 30여대 추가 배치”

일본 이와쿠니 주일미군기지에 미 공군 F-35A 전투기로 추정되는 점 형태의 물체 12개(사각형 안)가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주일미군 기지에 최신예 전투기 30여 대가 새로 투입됐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들 전략자산의 실제 배치 정황이 민간위성에 포착됐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이들이 한반도에 출격할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해병대가 사용 중인 일본 이와쿠니 기지를 촬영한 2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점 형태의 물체 12개가 나타났습니다.

이들 물체는 통상 전투기가 계류해 온 이와쿠니 기지의 북서쪽 지대에서 발견됐고, 길이가 전투기와 비슷한 15m 정도이며,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전투기 12대가 계류 중인 장면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미국 알래스카 엘멘도프 공군기지에 배치됐던 F-35A 전투기 12대가 하루 전인 1일 이와쿠니 기지에 착륙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열흘 이상 비어 있던 해당 지점에 등장한 전투기 12대는 미국의 F-35A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와쿠니 기지의 부두에서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 14대를 탑재한 미국의 최신 강습상륙함인 트리폴리함(USS Tripoli·LHA-7)도 포착됐습니다.

지난달 22일 이와쿠니 주일미군기지에서 포착된 미국의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화살표). 자료=Planet Labs.

언론을 통해 알려진 F-35A 전투기 배치와 트리폴리함의 입항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입니다.

트리폴리함은 지난달 21일과 22일 이와쿠니 기지의 남쪽 부두에 정박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지만 이후 해당 지점을 떠난 듯 2일 위성사진에선 보이지 않습니다.

아울러 이 일대 구름이 자주 낀 관계로 트리폴리함의 정확한 입출항 시점은 파악이 불가능했습니다.

트리폴리함의 현 위치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말 이와쿠니 기지에 입항한 이후 현재는 훈련을 위해 일본 근해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현재 일본 일대에는 알래스카 엘멘도프 공군기지 소속 F-35A 전투기 12대와 트리폴리함에 탑재된 F-35B 전투기 14대 등이 배치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더해 일부 언론은 미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의 F-22 전투기 6대가 2일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됐다고 전했습니다.

가데나 기지 상공에 낀 구름 때문에 위성사진으로 F-22 전투기의 배치 사실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일본 일대에는 30대가 넘는 미군의 최신예 전투기가 추가로 배치됐다는 의미입니다.

이들 전투기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응해 한반도 상공에 출격할지 주목됩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안정에 반하는 행위에 직면해 필요시 미군의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하는 데 대한 미국의 공약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곧바로 출격할 수 있도록 최신 전투기 30여 대가 한반도 인근에 배치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전략무기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습니다.

지난 2017년 9월에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 랜서가 주일미군 기지에 배치된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했습니다.

그 밖에 F-22 전투기가 한국 오산 공군기지에 전개되고,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 함이 동해에 나타나는 등 미국의 전략자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식 대응 방안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