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을 겨냥한 경제적 보복에 나설 경우 바이든 정부는 전임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한국을 보호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특히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나라들과 함께 중국의 보복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창립 회원국으로 합류하며 미국과 경제 분야에서의 전략적 공조 강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강압 내지는 보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에드가 케이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지난달 26일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관련 질문에, 경제적 강압 문제가 미한 정상회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케이건 선임국장] “There is no question that this is a big issue in the ROK, we know that. And these are discussions that we’ve been having with the ROK since the beginning of the Biden administration because we recognize that China’s economic coercion is a reality and it’s not just a reality that ROK has to deal with, it’s a reality that other countries have had to deal with as well.”
케이건 선임국장은 “이것이 한국에서 큰 문제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고, 우리도 알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 초기부터 이에 대해 한국과 논의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의 경제적 강압은 한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직면했던 현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6년 한국이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래 한국에 경제적 보복을 가했습니다. 이 외에도 2010년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2020년 호주에 대한 수입 통제 등 각국을 상대로 정치 경제적 문제등과 연계된 수십 건의 경제 보복을 가해왔습니다.
“바이든 정부, 동맹국 경제 안보에 깊은 관심”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카일 페리어학술담당 국장이 3일 VOA에 사드 배치에 대응해 중국이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에 나섰을 당시 “트럼프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페리어 국장] “When China retaliated against South Korea, it really revealed the U.S. didn’t do anything. It really revealed a clear double standard under the regional agenda at the time that South Korea fell in the wrong side of the line of the Trump administration. Setting up the free and open Indo Pacific was all about helping prevent countries from facing economic coercion from China and South Korea was the poster child for that. Nothing happened. The strongest rebuke that the U.S. instituted was a letter from Congress.”
페리어 국장은 “당시 트럼프 정부의 아시아 정책에서의 이중 잣대가 드러났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은 국가들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한국이 보복을 당할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미국 정부에서 나온 가장 강력한 반응은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이었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바이든 정부는 분명히 동맹과 파트너들에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전통적인 안보 문제 뿐 아니라 경제 안보와 공통의 도전 측면에서도 연대하려 한다”고 페리어 국장은 평가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바이든 정부는 “한국이 느낄 수도 있는 위기감 고조에 대해 더 자각하고 민감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바이든 정부가 공통의 원칙과 우려를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을 조직하고 있다”며, 따라서 IPEF에 합류하는 국가들을 중국의 보복으로부터 보호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Biden administration since organizing the region around common principles and common concerns, since that is the centerpiece of the administration’s policy in the region, I believe very strongly that the Biden administration will take whatever steps it needs to take to ensure that those countries that make it clear that they’re on our side and prepared to work with us, are not disadvantaged and are not subject to threats or intimidation from China.”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편에 서고 협력하는 국가들이 중국의 위협과 협박을 받아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국가들과 함께 중국의 강압에 공동 대응”
스나이더 국장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한국에 대한 잠재적 보복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지 미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사안별 대응보다는 장기적인 보호막을 만들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국장] “The main message I think that the U.S. is trying to send under the Biden administration, which is quite different from the Trump administration approach, is to build solidarity among like-minded alliance partners. And so again, it’s less pining for a response in the moment then building a unified response as a buffer against potential risk China might try to use those types of measures in the future.”
스나이더 국장은 “바이든 정부가 보내는 핵심 메시지는 트럼프 정부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라며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과 파트너들과 함께 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건이 벌어졌을 때 즉각적인 대책에 집중하기보다는 단결된 대응으로 중국의 미래 행동에 대비한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페리어 국장도 미국과 한국이 중국의 보복 가능성과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보장들을 미리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페리어 국장] “It shouldn’t just be the United States. I think the United States is trying to build a regional framework here. I think there needs to be a group of countries that agree if we’re being targeted by the Chinese, if we’re facing Chiense coercion, that we agree to help each other in any way possible.”
페리에 국장은 “미국 혼자서만 돕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지역적 체제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강압에 직면했을 때 가능한 서로를 돕는 데 합의하는 국가들의 모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현재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 국가들’이 단결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맥스웰 연구원] “What we’re seeing is the alignment of the like-minded Democracies, the QUAD, South Korea, IPEF, they all want to follow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And I think that this is what’s going to bring strength and help provide protection to all of the like-minded democracies. So China is going to continue to act as an irresponsible member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use its economic power for coercion. I think it’s going to find itself running up against a brick wall. It may cause some problems initially for South Korea, but I think collective action by like-minded democracies can offset China’s economic power.”
맥스웰 연구원은 “쿼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등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국가들이 연대하고 있으며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따르고자 한다”며 “이것이 서로에게 힘을 주고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계속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경제적 강압을 행사할 것이지만, 큰 장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 국가들의 집단적 행동은 중국의 경제력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3개 IPEF 참여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전 세계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편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이 더 이상 한국을 ‘약한 고리’로 간주하고 압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t may be under the previous President, China thought that it could possibly push Korea and that Korea would respond in a more cooperative way. But I think it’s pretty clear that under the new president, the new administration, that’s probably not going to happen. President Yoon has made it very clear where his administration stands and while he and the South Korean government want to have a good relationship with China they’re not prepared to sacrifice basic principles and he’s made that clear. So I don’t know that China regards this Korean government as a weak link at all.”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이 전임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압박하면 더 협조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몰라도 새 정부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기본 원칙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기에 중국이 한국을 ‘약한 고리’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국도 동맹, 파트너들이 중국으로부터 위협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만나 논의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