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남측 시설인 해금강호텔의 해체 정황이 포착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북한은 아직 철거를 끝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월을 전후해 작업 속도가 급격히 더뎌졌는데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금강산 관광지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나타난 해금강호텔은 해체 작업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모습입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최근 자료를 살펴본 결과 해금강호텔은 이달 20일 현재, 해체가 한창이던 지난 5월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일 건물 끝부분을 중심으로 외벽으로 보이는 하얀색 점이 발견되는 데 같은 모양의 점은 5월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해체 작업이 건물 상층부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진행돼 온 점을 감안한다면 건물 안쪽 구조물과 함께 외벽도 계속 사라져야 하지만 지난 한 달 동안 변화가 크지 않은 것입니다.
또 건물 바로 앞에 쌓인 건축 폐기물 추정 물체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해금강호텔이 지난 3월 6일 처음으로 해체 정황을 보인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철거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북한, 금강산 골프장 건물 8개 모두 철거…해금강 호텔도 완전 해체 직전실제로 건물이 층별로 해체되는 듯 건물이 하루가 다르게 각기 다른 색상과 모양으로 변했으며, 대형 중장비가 등장했다 사라지는 모습도 여러 차례 포착됐습니다.
또 건물에서 내륙 쪽으로 떨어진 지대에 쌓인 건축 폐기물도 건물의 빠른 해체와 함께 그 양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정황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5월 20일을 전후한 시점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관측되지 않고 있어 철거 방식이나 일정을 수정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최초 해체 작업이 시작된 지 100일이 넘도록 아직 건물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런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변화가 크지 않은 곳은 해금강호텔만이 아닙니다.
북한은 지난 4월 해금강호텔에서 남쪽으로 약 1.8㎞ 떨어진 한국 기업 소유의 아난티골프장 숙박 건물을 단 며칠 만에 철거했는데,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건물은 20일 현재까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낮고 건물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어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3개로 구성된 건물의 대형 지붕은 이전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숙박시설은 해체하면서도 숙박시설의 전체 면적보다 작고 이곳에서 불과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클럽하우스 건물에는 손을 대지 않은 것입니다.
아울러 클럽하우스와 숙박 건물 앞쪽에 마련된 골프장 18개 홀에서도 굴착이나 매립 등 특별한 작업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금강산 내 남측 자산으로 알려진 다른 시설에 대해서도 철거 정황으로 해석될 만한 조짐은 없는 상황입니다.
같이 보기: 금강산 해금강 호텔 빠르게 철거…외벽 뜯겨 건물 내부 드러나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을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어 약 2년 5개월 후인 지난 3월부터 해금강호텔의 철거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됐으며, 4월엔 아난티골프장의 숙박 건물 약 8개 동이 해체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