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가 8일 차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 페루 출신의 엘리자베스 살몬 교수를 공식 임명했습니다. 인권 전문가들은 신임 보고관의 최우선 과제로 북한 정권의 코로나 봉쇄 정책이 인권 상황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유엔 인권이사회가 제50차 정기 이사회 마지막 날인 8일 페루 출신의 국제법 학자인 엘리자베스 살몬 페루 교황청립가톨릭대학 교수를 새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 공식 임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살몬 신임 특별보고관은 오는 8월부터 북한 인권 상황을 독립적으로 조사해 유엔에 보고하는 최대 6년 임기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이 세계 최악 수준이란 보편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권고한 책임 규명이나 실질적인 인권 개선 기미가 없어 새 보고관이 어떤 주도적 역할을 할지 주목됩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살몬 신임 보고관이 가장 먼저 코로나가 북한 주민들에게 미친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북한 정권의 코로나 대응 정책이 주민들에게 무슨 영향을 미쳤는지, 외부와의 소통 부족, 더 엄격한 여행 제한 조치로 인권 상황을 어떻게 더 악화시켰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북한 내부 상황과 인권 상황은 확실히 지금이 훨씬 더 좋지 않습니다.”
킹 전 특사는 그러나 북한 정권의 장기간에 걸친 국경봉쇄 등으로 국제사회에 북한의 주요 정보원 역할을 해온 탈북민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이 조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국제사회가 북한 정부를 상대하는 데 있어 인권을 중심에 두도록 새 보고관이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김정은의 요란한 핵·미사일 개발 등 무력 시위로 인권에 대한 우려를 등한시한 만큼 살몬 보고관이 이런 구도를 바꾸도록 목소리를 내야 하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악명 높은 정치범수용소, 즉 관리소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강조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살몬 보고관은 북한의 방대한 정치범 수용 시스템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보고해야 합니다. 또 북한 내부와 탈북자들의 경유지 및 목적지 국가에서 발생하는 성적, 성별에 기반한 폭력을 조사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김정은 위원장의 내부 통제 강화 조치와 외부 정보 차단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고립과 처벌 확대, 중국 시진핑 정부의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 해결에도 살몬 보고관이 관심을 갖고 해결 노력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