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한 방사포 발사, 한국 공격 의지 보여줘…타격 수단 다각화 진전”

북한이 지난 2014년 7월 공개한 방사포 발사 장면.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방사포 발사와 관련해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실제 공격 능력을 시험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각종 단거리미사일과 방사포를 결합해 타격 수단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이번 방사포 발사는 지난달 12일 서해상으로 5발가량을 쏜 뒤 약 한 달 만입니다.

두 차례 모두 발사 기종이 사거리 60km 내외인 240mm 구경 이하로 추정됐습니다.

북한 군이 4주 만에 방사포 발사를 재개한 것은 한국을 실제로 타격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It’s clear they are not just trying to get attention, in my opinion. They’re trying to build up real military capability… They are clearly being designed and fielded to target and saturate military targets in South Korea.”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이 단지 관심을 바라는 게 아니라 분명히 군사 역량을 쌓기 위해 방사포를 쐈고, 이는 명백히 한국의 군사 시설을 겨냥해 집중포화를 퍼붓기 위해 고안되고 배치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방사포 외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올해만 17차례 발사한 점을 들어, 북한이 한국 중부 지역에 대한 ‘다층적 타격’ 훈련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I think they’re developing a layered strike doctrine. The have the traditional tube artillery in strategic places around the border, particularly around Seoul. They have longer-range missiles that could target US forces in the region.”

“군사분계선 주변에서 전통적인 박격포식 포대가 서울과 수도권을 겨누고, 사거리가 조금 더 긴 미사일로 수도권 남쪽의 주한미군을 겨냥한다”는 것입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도 중·단거리 방사포 공격을 선호한다며, “최근 포격의 정확도와 파괴력이 강해져 전장에서 우세한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Artillery is becoming very precise to the extent that they are showing to be very dominant on a battlefield. We’ve seen the improvement and accuracy in North Korean missiles writ large. The movement from SCUD based missiles which are very inaccurate, to solid fuels like KN-24 and 25, these have shown to be more accurate than past generations.”

지난 4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창군 90주년 기념 열벙식에 대구경 방사포 부대가 등장했다.

게다가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의 정확도 개선 속도가 뚜렷하다”며, “과거 자주 빗나갔던 스커드 기반 미사일과 달리 고체연료를 쓰는 KN-24와 초대형 방사포인 KN-25는 전 세대 무기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A) 선임연구원 역시 이번 발사는 실제 훈련의 성격이 있어 보인다며, “북한이 군사 영역 전반에 걸쳐 역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위원] “They are also advancing military capabilities across the spectrum. We focus on their nuclear and ICBM capabilities but they have been developing KN-23 and 24.”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능력에 집중하는 사이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3과 24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최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에는 타격 정확도를 높여주는 유도 시스템 기술도 들어갔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The appearance is that KN 24 and 25 probably do have some form of guidance system that allows them to fly several hundred kilometers and then hit an island.”

“외형상 KN-24와 25는 어떤 형태로든 유도 장치를 탑재한 것으로 보이며, 수백 km를 날아가 바다 위의 섬을 타격할 정도의 정확도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19년 9월 북한이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실시했다며 관영매체들을 통해 공개한 사진.

베넷 연구원은 정확도뿐만 아니라 방사포에 어떤 무기를 추가로 탑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살상 능력이 향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군이 최근 러시아에서 화학 무기 탑재가 가능한 방사포를 들여온 정황이 있다며, 이는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It may not just be an issue of accuracy. That kind of launcher may well have significant chemical weapons capability because they went and purchased those rockets.”

만약 러시아에서 도입한 방사포가 화학 무기 탑재 능력을 갖췄다면, 타격의 정확도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진전된 북한군 포대의 화력에 대응하려면 미군의 전략 자산을 동원할 뿐 아니라 연합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위원] We do that by conducting exercises. We do that by deploying assets periodically as we’ve done strategic assets to Guam, F-35 to Okinawa, carrier battle group to East Sea, and F-35 to South Korea. All of these are indications of our commitment to the alliance, deterrence and defense of South Korea.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에 미군 F-35 전투기를 배치하고, 동해에 항모 전단을 보낸 것처럼, 미한 동맹에 균열이 없다는 것을 북한에 계속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