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이민진 작가 "북송 재일한인들, 거짓에 속아 북한 가"

이민진 작가가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강연하고 있다. (자료사진=하버드대학교 공식 유튜브 영상 캡쳐)

재일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소설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는 북송 재일한인들이 거짓말에 속아 북한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베스트셀러인 이 작품을 통해 북송 재일한인의 아픔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편소설 ‘파친코’의 번역 개정판 출간 기념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는 8일 ‘북한과 일본의 재일한인 북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VOA의 질문에, 소설 속 주인공을 예로 들어 답변했습니다.

[녹취: 이민진 작가] “Kim Changho is a very good person. He is a patriot. He believes going back to North Korea is a patriotic act and therefore he does.”

소설 속의 ‘김창호’라는 인물은 아주 좋고 애국심이 강한 사람인데,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이 애국이라 생각해 실행에 옮겼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창호’의 이야기를 소설에 넣은 것은 자신이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수많은 북송 재일한인들의 사연을 담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민진 작가] “The reason why I included Kim Changho as a character was based on my research of so many Koreans in Japan who were repatriated. They were lied to, tricked and mislead, often sent information that was incorrect, promising them apartment with washing machine and rice everyday.

이 작가는 그들이 거짓말, 속임수, 의도적인 호도에 넘어갔고, 북한으로 가면 세탁기 딸린 아파트에서 매일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약속을 믿고 북한으로 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소설에서 김창호의 가족은 북송 후 주인공 가족에게 편지 몇 통을 보낸 이후 소식이 끊긴 것으로 나옵니다.

재일한인 북송은 1959년부터 1984년까지 북한과 일본 정부가 국제적십자의 주관 하에 일본에 거주하던 조선적이나 한반도 출신 이주민을 북한으로 송환한 사업입니다.

일본에서 차별을 받던 재일 조선인들은 북한이 ‘사회주의 지상 낙원’이란 선전에 총 9만3천340 명이 북한행 배에 탔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북한에서 극심한 차별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어렵게 살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으로 간 재일한인들이 겪은 차별과 최근 탈북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향후 작품에서 다뤄볼 의향이 있느냐는 VOA 질문에는 한반도가 둘로 갈라져 서로를 겨누고 있고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며, 이는 “힘들고 가슴 아픈 주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민진 작가] “This question itself is difficult. It’s a difficult, heartbreaking question. Because we have to confront the hatred that we have for each other and what will solve that problem. That’s something that I think about all the time.”

그러면서 이 작가는 “우리가 서로에게 갖고 있는 증오를 마주하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내가 항상 가슴에 담고 있는 주제”라고 답했습니다.

이 작가는 다음 작품으로 한국인에게 교육이 어떤 의미인지를 다룬 장편소설 ‘아메리칸 학원(American Hagwon)’을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