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에서 의료재활 지원 사업을 하는 미국의 대북지원단체가 신청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습니다. 올해 유엔이 제재면제를 승인한 건 이번이 다섯 번째인데,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로 지원 통로가 여전히 막혀 있어 실제 지원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미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이그니스 커뮤니티(Ignis Community·선양하나)의 대북 의료지원 물자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16일 공개한 서한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 25항에 따라 이 단체가 북한에서의 인도주의 활동, 특히 평양 척추재활센터(PYSRC)에 필요한 의료·재활 장비 반입과 관련해 신청한 제재 면제를 충분한 검토 끝에 12일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결의 2397호 25항은 대북 제재가 북한 주민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재위원회에 따르면 이 단체는 50만 6천 달러 상당의 109가지 물품을 북한에 보낼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성인과 어린이를 위한 전동상하지운동기, 기능적 전기자극기, 사이클 운동기구, 추나 침대 등 척추 재활과 관련된 장비들이 포함됐습니다.
제재위는 운송과 통관의 효율성을 위해 이 물품들을 한꺼번에 혹은 통합된 방식으로 북한에 운송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면제 대상으로 지정된 물품과 서비스 구입 목적에만 이 단체의 금융 거래도 추후 지원하고 승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승인은 이 단체가 지난달 21일 제재 면제를 요청한 지 20여 일 만에 나왔습니다.
제재면제 유효 기간은 내년 5월 12일까지 9개월간입니다.
제재위원회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른 제재 조치가 북한 주민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모든 회원국은 제재 등 안보리 조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에는 인도주의 지원 제공 관련 기관들이 위원회가 승인한 면제 시한을 준수하고 관련 법률과 규칙, 금융과 상업 거래, 운송과 통관이 이뤄지는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면허와 기타 사항들을 준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그니스 커뮤니티가 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같이 보기: 유엔, 미국 ‘이그니스 커뮤니티’ 대북 의료물품 반입 허가이 단체는 지난 2019년 9월 약 60만 달러 상당의 의료· 재활기기에 대한 면제를 승인받은 바 있습니다.
이 단체의 2020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승인된 일부 의료장비는 2020년 5월 북한의 ‘척수 및 소아 행동발달장애치료 연구소’에 전달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승인된 물품들이 언제 북한으로 운송될지는 불투명합니다.
북한이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해 국경을 봉쇄한 이후 사실상 대북지원 통로가 막혔기 때문입니다.
현재 인도주의 품목 상당수는 대북제재위원회의 승인을 거친 뒤에도 중국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제재 면제를 받은 물품들을 유효 기간인 지난해 말까지 북한으로 운송하지 못해 올해 1월 제재위로부터 면제 기간을 연장 받았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올해 제재면제를 승인한 사례는 이번 이그니스 커뮤니티를 포함해 모두 5건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