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영국, 프랑스, 그리고 독일 정상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파키스탄 경찰이 임란 칸 전 총리를 대테러법 위반 혐의로 수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릭 홀콤 미국 인디애나주 주지사가 타이완을 방문해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만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과 영국, 프랑스, 그리고 독일 정상이 다시 이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전화 통화를 했는데요. 이들 정상은 이번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협받는 자포리자 원전 단지의 안전을 보장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자포리자 원전 주변이 주기적으로 포격을 받고 있는데요. 이게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네 정상은 최근 이어지는 전투가 지난 1986년에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능가하는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불러오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의 군사행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를 의식해서 현장 상황을 조사할 사찰단을 자포리자 원전에 보내자는 말이 나왔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방문해 현장 상황을 조사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러시아 대통령실이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은 푸틴 대통령이 사찰단 방문을 허용한 것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자포리자 원전 안전을 위해 이렇게 국제 사회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21일과 22일에도 원전 주변에 포격이 이어졌군요?
기자) 네. 지역 주지사인 발렌틴 레즈니첸코 씨는 22일 텔레그램에 자포리자 원전 단지에서 멀지 않은 니코폴시와 크리비리흐 등지에 러시아군이 쏜 로켓이 떨어져 적어도 4명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레즈니첸코 주지사는 또 21일에도 니코폴시에 5차례에 걸쳐 포탄 25발이 떨어져 산업시설에 불이 나고 주민 3천 명에게 들어가는 전기가 끊겼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오데사도 21일 공격받은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지역 당국은 밤새 러시아 순항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러시아군이 흑해에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5기를 발사했다면서 이 가운데 2기를 떨어뜨렸고, 3기가 농업 시설을 타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칼리브르 순항미사일로 미국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를 저장하고 있는 오데사 지역 탄약고를 파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20일에는 크름반도에 있는 러시아군이 무인기(drone)를 격추했다는 보도도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임명한 현지 정부의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주지사는 세바스토폴시에 있는 러시아 흑해 함대를 공격하려던 무인기 1대를 20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함대 방공망이 무인기를 포착해 파괴했다면서 격추된 무인기가 본부 건물 지붕에 떨어졌고 심각한 손상이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며칠 새 크름반도에서는 몇몇 무인기 공격이 있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이 다시 대규모 군사원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는 발표도 나왔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7억7천800만 달러에 달하는 군사원조를 추가로 제공한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원조에는 어떤 장비들이 포함됩니까?
기자) 네. 대레이더 미사일 함(HARM), 스캔 이글 무인 정찰기 15기, 40대의 지뢰방호장갑차, 이동식 포병 로켓 시스템용 탄약, 장갑차, 곡사포 등입니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런 성능은 전장에서 우월함을 만들어 내고 협상 테이블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하도록 면밀하게 조정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상당히 많은 군사원조를 제공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21년 8월 이래 지금까지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19차례 군사 장비를 제공했는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이번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원조는 약 1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러시아 극우파 사상가의 딸이 암살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극우 사상가의 친딸이 20일 의문의 폭발로 사망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알렉산드르 두긴 씨의 딸 다리야 두기나 씨가 몰던 차량이 강력한 폭발로 산산조각이 나면서 두기나 씨가 사망했습니다. 폭발한 차량에는 원래 두긴 씨도 탈 예정이었다는데요. 막판에 두 사람이 따로 이동하기로 하면서 두긴 씨는 화를 면했습니다.
진행자) 사망한 두기나 씨의 부친인 두긴 씨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과 가까워 ‘푸틴의 두뇌’라고 불리는 사람으로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지하는 극우 사상가입니다. 그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강제 병합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이듬해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이 누구 소행인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2일, 우크라이나 비밀 요원의 소행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우크라이나는 그런 의혹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우리는 물론 러시아처럼 ‘범죄국가’나 ‘테러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1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두기나의 죽음에 우크라이나가 연루돼 있다면, 이는 ‘국가 테러리즘’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파키스탄 경찰이 임란 칸 전 총리를 입건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파키스탄 경찰이 칸 전 총리를 대테러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22일 발표했습니다. 파키스탄 경찰은 칸 전 총리가 경찰과 판사를 위협함으로써 대테러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칸 전 총리가 지난 20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집회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당시 집회에서 칸 전 총리가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자기 보좌관이 구금된 뒤에 고문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칸 전 총리는 이에 연관된 경찰청장과 판사를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들은 모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칸 전 총리 보좌관은 왜 구금된 건가요?
기자) 네. 구금된 사람은 칸 전 총리의 정치보좌관인 샤바즈 길 씨입니다. 그는 이번 달 초 한 TV 방송에 나와 군인들에게 군 수뇌부가 내리는 불법명령에 따르는 것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는데요. 파키스탄 경찰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반역 혐의로 체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입건한 것에 대해 칸 전 총리 측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칸 전 총리 측은 22일 입건된 칸 전 총리를 체포하려는 시도는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칸 전 총리 내각의 각료였던 알리 아민 간다푸르 씨는 트위터에 “만일 칸 전 총리가 체포되면 우리는 이슬라마바드를 접수할 것이다”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2018년에 총리가 됐던 칸 전 총리는 지난 4월 권좌에서 축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파키스탄 야권은 칸 총리의 경제와 외교 정책을 문제 삼아 총리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결국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서 칸 총리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당시 칸 전 총리는 배후에 미국과 군부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파키스탄 군부는 이런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권좌에서 축출된 뒤 칸 전 총리는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칸 전 총리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세하면서 조기 총선을 요구했고요. 현 정부와 군부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수도 이슬라마바드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칸 전 총리는 당시 수많은 지지자와 함께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또 타이완을 방문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공화당 소속인 에릭 홀콤 미국 인디애나주 주지사가 21일 밤 타이완에 도착해 나흘 동안의 타이완 순방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홀콤 주지사 측은 성명을 내고 이번 방문은 반도체 등 경제 교류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홀콤 주지사가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만났습니까?
기자) 네. 홀콤 주지사는 22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면담했습니다. 미국 측 고위 인사의 타이완 방문은 이달 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지난주 에드 마키 상원의원이 이끈 의원단 방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진행자) 홀콤 주지사와 차이 총통의 만남에서 어떤 말들이 나왔나요?
기자) 네. 먼저 차이 총통은 “경제안보는 국가와 지역안보에 중요한 기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은 ‘민주주의 칩’의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만드는 데 있어서 민주적인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차이 총통이 언급한 ‘민주주의 칩’은 ‘반도체 칩’을 말합니다.
진행자)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있어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한 말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 총통은 이어 중국의 위협도 언급했는데요. 그는 홀콤 주지사에게 “타이완이 타이완 해협 안팎에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 동맹은 함께 서서 모든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홀콤 주지사는 이날(22일) 면담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홀콤 주지사는 지난 6월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인 타이완 미디어텍이 미국 퍼듀대와 협력해 인디애나에 디자인센터를 건립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우리 미래를 설계할 때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되길 고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홀콤 주지사는 이번 타이완 방문에서 또 어떤 일정을 소화하나요?
기자) 네. 홀콤 주지사는 이번 방문 기간 타이완 반도체 업계 인사들을 만나고 타이완과 인디애나주 사이 학술적, 기술적 협력을 진흥할 예정입니다. 홀콤 주지사가 이끄는 방문단은 교류의 일환으로 국립 양밍대학과 쳉쿵대학을 방문합니다. 한편 홀콤 주지사는 타이완 방문 일정을 마친 뒤 한국을 찾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 고위급 인사들이 타이완을 방문할 때마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홀콤 주지사의 타이완 방문에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22일 성명을 내고, 홀컴 주지사의 타이완 방문에 대해 미국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고, “어떤 형태로든 타이완과 공식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일본 의원 2명이 타이완에 도착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일본 자민당 소속 후루야 게이지, 그리고 기하라 미노루 의원이 22일 도착했고, 23일 차이잉원 총통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루야 의원은 작고한 리덩후이 전 타이완 총통의 무덤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트위터에 “용납할 수 없는 중국의 군사적 도발과 여타 행동이 타이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역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을 야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