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윤석열 대통령 ‘담대한 구상’에 주목…세부 내용 논의 고대”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

유럽연합(EU)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대북 제안인 ‘담대한 구상’에 관심을 표명하며 한국 측과의 구체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구상이라면 어떤 구상이든 환영한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이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로드맵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EU는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한 한국 새 정부의 최근 제안에 큰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빌라 마스랄리 EU 외교·안보정책 담당 대변인은 22일 ‘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지지하느냐’는 VOA의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나빌라 마스랄리 EU 외교·안보정책 담당 대변인] “The EU has taken notice with great interest of the latest proposals of the new South Korean administration to make progress on the denuclearis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The EU has reiteratedly expressed its concerns at the DPRK’s unlawful nuclear weapons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mes and has consistently called on the DPRK to take concrete action to abide by its obligations under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abandon it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and all related programme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Any initiative that would allow for progress in this sense would be welcome. The EU is therefore looking forward to discussing the latest proposals in detail with its South Korean interlocutors.”

마스랄리 대변인은 이어 “EU는 북한의 불법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그리고 모든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CVID)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끊임없이 촉구했다”고 상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의미에서의 진전을 가능하게 하는 어떤 구상도 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스랄리 대변인은 이어 “따라서 한국 측과 최근 제안에 대해 상세히 논의하길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북한에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 비핵화로 전환할 경우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주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습니다.

이 구상에는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을 비롯해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이중 식량 공급 프로그램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면 합의 전이라도 가능하다고 한국 대통령실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북한이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지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의 길을 열려는 한국 정부의 목표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한국과 다른 동맹, 파트너와 공유하는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라며 “이를 위해 윤석열 정부와 계속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는 그 일환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3자 관계가 공동 안보는 물론 공동 이익을 진전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는 점도 프라이스 대변인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했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한 담화에서 자신들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흥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윤 대통령의 실명을 직함없이 거론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