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형 무기 해외에서 여전히 거래…일부 국가 제재 위반 가능성“

유엔 안보리 산하 예멘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 2017년 작성한 보고서에서, 예멘 내 후티 반군이 북한의 ‘73식 기관총(Type 73 General Purpose Machine Gun)’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유엔 대북제재로 무기류 거래가 금지된 북한이 여전히 소형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는 내용의 민간 연구기관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대북제재가 본격화한 2011년 이후 크게 줄었지만 2015년부터 다시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일 ‘북한의 소형무기 경량무기 무역’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최근까지 일부 유엔 회원국들과 소형무기를 거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유엔 국제 무역 통계자료에서 국제 통일 상품 분류체계 ‘HS코드’에 따라 분류한 북한 무역 현황을 조사한 결과, 회원국들이 근래 북한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한 것은 HS코드 93으로 시작하는 상품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HS코드 93으로 시작하는 품목에는 권총, 소총, 수류탄, 지뢰 등의 총기와 탄약류 뿐 아니라 총검, 단검, 창 등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소형 무기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보고서는 유엔 회원국의 북한산 소형무기 수입은 대북제재가 본격화한 2011년 이후 크게 줄었지만 2015년부터 다시 조금씩 증가세를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서 수입한 HS9301–9306 품목에 해당하는 소형무기 거래액은 170만 달러에 이르며, 이는 북한발 수입품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38노스 보고서] “The commodities most imported from the DPRK between 2015 and 2021 are those that fall under HS 9301-9306 —amounting to about 1.7 million USD.”

아프리카 니제르와 중남미 엘살바도르,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은 이 기간 북한으로부터 13만6234달러 규모의 소형무기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주로 폭탄, 수류탄, 어뢰, 지뢰 등을 수입했고 니제르와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권총, 공기총, 가스총 등을 주로 수입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정정이 불안하고 살인 사건이 많은 나라에서 북한산 무기를 많이 수입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38노스 보고서] “It is unlikely that North Korea has conducted a thorough risk assessment of these identified SALW transfers, given its track record of opposing the adoption of the ATT, which requires enhanced due diligence in the transferring of arms to a region where the risks of terrorism and human rights violations are high.”

국제무기거래조약(ATT) 채택에 반대하는 북한이 자국산 소형무기와 경량무기를 수출하면서 진지하게 위험 평가를 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국제무기거래조약은 테러나 인권 탄압 위험이 높은 지역과 무기를 거래할 경우 더 강화된 실사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지킬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2015년 이후 북한으로 소형무기를 수출한 국가는 필리핀과 키프로스 두 나라 뿐이며, 규모는 8만8천729달러에 이릅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북한의 소형무기 무역 현황은 일부 지역에서 대북제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38노스 보고서] “The recent rebound in SALW imports from North Korea implies that some UN member states have not been adhering to the arms embargo on the DPRK.”

북한발 소형무기 수입이 최근 다시 늘어난 것은 일부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 금수조치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다만 보고서를 작성한 혁 김 미들베리연구소 연구원은 2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소형무기 거래량이 제재 이전에 비해 대폭 줄어든 만큼 대부분 유엔 회원국들은 제재를 잘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혁 김 미들베리연구소 연구원] “Sanctions may be having an impact in limiting North Korean trade in small arms and light weapons, therefore, it is limiting the revenue that North Korea could expect from such type of trade. At the same time, UN member states may need to watch more for the North Korean effort to you know, move this trade around underground.”

대북제재가 북한의 소형무기와 경량무기 거래에 영향을 주고, 그런 거래에서 북한이 기대하는 수익을 제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동시에 유엔 회원국들은 비밀리에 이런 거래를 하려는 북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김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또 수출입 통계만으로는 해당 국가들이 정말로 대북제재를 위반했다고 단언하거나 성급히 결론 내려서는 안되며, 유엔 등 권위 있는 기관의 조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혁 김 미들베리연구소 연구원] “Caution is advised in drawing too many conclusions or too definitive conclusions from this very specific area of North Korea Trade. But it can serve as a starting point for the further engagement or investigation on this type of trade.”

김 연구원은 북한 무역에 관한 매우 구체적 데이터로부터 너무 많은 결론이나 확정적 결론을 내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보고서 내용은 이런 종류의 무역에 관한 추가적인 접촉이나 조사를 벌이는 시작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