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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탄약 3천800만 개 등 무기 20여 종 중동 판매 시도"


유엔 안보리 산하 2140 예멘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 2017년 작성한 보고서에서, 예멘 내 후티 반군이 북한의 ‘73식 기관총(Type 73 General Purpose Machine Gun)’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유엔 안보리 산하 2140 예멘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 2017년 작성한 보고서에서, 예멘 내 후티 반군이 북한의 ‘73식 기관총(Type 73 General Purpose Machine Gun)’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과거 기관총과 박격포 탄약, 수류탄 등을 중동 국가에 판매하려던 정황이 유엔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20여 가지의 무기를 거래하려고 했는데, 각종 총기의 탄약 숫자를 무기와 더하면 4천 만개에 달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비아 제재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보리 1970 위원회는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의 무기 판매 시도를 고발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2015년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자 압둘라만 바거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를 통해 UAE에 무기를 공급하려고 했다면서, 당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에 제출된 조달 희망 무기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목록에 따르면 바거가 요청한 무기는 모두 24개 종으로 총기와 기관총, 박격포, 로켓포용 탄약과 수류탄, 방탄조끼 등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기관총용 12.7x108mm 탄약 2천만 개와 소총용 7.62x54mm 탄약 1천만 개, 반자동 권총 ‘M92’ 용 탄약 5천 개, 120mm 박격포 탄 3만 개, 107mm 로켓포 탄약 4만 개, 수류탄 3천 개, 방탄조끼 5천 개 등입니다.

탄약과 무기를 개당 단위로 합칠 경우 모두 3천800만 개가 넘습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지난 2009년 유엔 안보리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의 국영 무기 기관으로 이란, 시리아 등과의 무기 거래 행위가 여러 차례 적발된 바 있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당시 거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며, 대신 아랍에미리트 군 당국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에 제공됐던 무기 목록과 75% 일치하는 무기를 세르비아에서 구매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세르비아 측 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나머지 25%는 당초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에만 요청됐던 사실을 명시하며, 이들 25%에 해당하는 무기는 북한과의 거래를 통해서만 조달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에만 요청된 무기는 107mm 로켓포 탄약과 B-32 탄약 등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리비아 제재를 다루는 만큼 북한의 무기 판매 정황보다는 아랍에미리트가 세르비아 측으로부터 구매한 무기가 이후 리비아로 넘어갔다는 사실에 더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보고서에 실린 내용을 참조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당시 제한적으로 알려졌던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확인했습니다.

앞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2016년 발행한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바거와의 관계에 대해 답변하는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서한을 부록에 실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바거는 무기 거래 회사로 추정되는 ‘알 무틀라크’의 고위 간부직을 맡은 인물로 2015년을 전후해 북한 국적자 김윤송과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특히 김윤송이 특정 거래를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는 기술로 미뤄볼 때 이번 리비아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실린 ‘무산된 거래’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김윤송은 1960년생으로 당시 중국에 거주하는 인물로 소개됐습니다.

당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김윤송 외에도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란주재 북한 대사관 3등 서기관인 장용선과 ‘리형’이라는 인물에 대해 아랍에미리트 측에 질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아랍에미리트 측은 장용선과 리형이 몇 차례 아랍에미리트를 드나든 사실을 보여주는 출입국 기록을 제시했습니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직원인 김윤송 등이 2015년을 전후해 아랍에미리트 측에 무기 판매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목적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거래 시도 정황을 통해 북한이 다양한 총기와 박격포 탄약 등을 직접 제조하거나 최소한 다른 나라로부터 조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북한은 과거 여러 차례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 무기를 판매한 정황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거래를 전면 금지했지만, 북한이 무기 판매를 시도하거나 실제로 성공한 사례는 다른 나라의 제재 문제를 다룬 유엔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 예멘 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예멘 후티 반군이 북한이 만든 ‘73식 기관총’을 사용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듬해 예멘 전문가패널은 후티 반군이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잔여물을 수거해 당시 미사일이 북한의 ‘화성-6형’ 미사일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의 소말리아·에리트레아 제재 위원회 산하 ‘감시 그룹’은 2017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소말리아 북동부의 푼틀란드 인근 해상에 있는 선박에서 북한의 73식 기관총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을 출발해 에리트레아로 향하던 선박에선 군사용 고주파 무전기와 암호 해독용 마이크, GPS·고주파 안테나 등이 적발됐고, 콩코민주공화국에선 북한제 권총과 ‘AK-47’ 소총 등이 발견돼 파장이 일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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