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주, 한국전 전사자 이름 딴 도로 명명식 거행

크리스티나 로그너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미국 오하오이주에서 한국전쟁 중 사망한 버논 저드 육군 병장의 이름을 딴 도로의 명명식이 거행됐습니다. 저드 병장의 유족과 후손들은 이제 그의 이름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반겼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의 소도시 브루스터 시를 가로지르는 도로에 지난 2일 새 표지판이 세워졌습니다.

표지판에는 ‘육군 병장 버논 저드 기념 고속도로’라고 쓰여 있습니다.

표지판 바로 아래는 군화와 소총, 철모를 형상화 한 목재 조각이 설치됐습니다.

새 도로 이름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이 지역 출신 버논 저드 병장을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전쟁 중 사망한 버논 저드 육군 병장. 사진=미 국방부 산하 미군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이날 명명식에는 크리스티나 로그너 오하이오주 상원의원과 저드 병장의 친척 20여 명이 참석했다고 로그너 의원실이 전했습니다.

로그너 의원은 “오늘 우린 숭고한 희생을 한 버논 저드 육군 병장의 삶과 유산을 기린다”며 “그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라를 위해 싸웠으며 우리 모두는 영원히 그에게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나 레이너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Today we honor the life and legacy of Army Sgt. Vernon Judd, who made the ultimate sacrifice for the cause of freedom. He answered the call of duty in service to our nation and we will forever be thankful.”

앞서 오하이오주 의회는 지난 4월 브루스터의 엘튼 대로 약 1.6km 구간에 버논 저드 병장의 이름을 붙여 기리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오히아오주 출신으로 10남매 중 한 명이었던 저드 병장은 1950년 미 육군 25보병사단에 배속돼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그해 11월 북한군에 포로로 잡혔습니다.

함께 붙잡혔던 포로들의 증언에 따르면 저드 병장은 이듬해 평안북도 북진 다리골 포로수용소에서 영양실조 끝에 22세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고 6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보낸 55개의 상자에 그의 유해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미군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유해를 최종 확인해 2019년 9월 생존해 있는 저드 병장의 동생들과 조카들에게 인계했습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후 가족들은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죽은 저드 병장을 기리기 위해 도로 이름 개명을 추진해왔습니다.

그의 조카들은 “버논 삼촌의 이름은 우리가 죽은 후에도 영영 기억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을 통해 전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